사무실에서 20%만 일하면, 출근일까 출장일까
[편집자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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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T 대기업 후지쯔는 도쿄 시내 대형 빌딩인 시오도메시티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내년에 이곳을 떠나 교외 가와사키로 이사 갑니다. 근무 공간을 확 줄인다네요. 재택근무가 정착됐다는 걸 반영하는 조치입니다. 후지쯔 직원들이 사무실에 머무는 건 전체 근로시간의 20%에 그친다고 합니다.
후지쯔만 그러는 게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팬데믹이 끝났는데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사례가 제법 있습니다. 건축 자재 회사 릭실은 작년에 본사를 옮기면서 공간을 10분에 1에 가깝게 과감히 줄였다고 합니다.
일본 최대 통신 기업 NTT그룹은 더 파격적입니다. 지난 7월부터 직원 가운데 3만명을 대상으로 재택을 기본 근무 방식으로 삼고 출근을 출장으로 처리하는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출장비에는 비행기 삯을 포함한 교통비와 숙박비도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아예 다른 도시에서 살아도 된다는 뜻이고, 회사에 되도록 나오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일본은 선진국치고 디지털 전환이 느린 나라입니다. 대면 협업을 중시하는 근로 문화를 미덕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재택근무를 팬데믹 이후에도 제도화하는 건 상당한 파격이죠. 사무실 유지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지만 출근을 싫어하는 젊은 ICT 인재를 끌어당기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목할 건 어찌 됐든 일본 기업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겁니다. 기업이 이사 간다는 것만 하더라도 큰 변화를 주는 거죠. 신용 조사 회사 도쿄쇼코리서치는 2020년 3월부터 3년간 본사 또는 본사 기능을 이전한 일본 기업이 10만5000곳에 이른다고 집계했는데요. 그 이전 3년 대비 60%나 늘어났습니다.
올해 일본 경제는 저금리 파도를 타고 순항하고 있습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듯,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며 달라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파격을 시도한다는 얘기가 덜 들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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