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동연 법카 발언, 논란거리가 아닌데
결국 더불어민주당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법카 발언’이다.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씨 관련이다. 민주당은 수사에 총력 맞서고 있다. 이런 당 분위기와 다르다는 볼멘소리가 많다. 친명계 한 의원은 “(이 대표를) 감싸 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의도 있는 발언’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 팬 카페 속 반응은 더 격하다. “누구 덕에 지사 됐는데 이제 와서 뒤통수를 친다”며 ‘정치적 배신’ ‘정치 생명 죽음’ 등의 단어까지 등장한다.
경기도가 서둘러 해명 자료를 냈다. 김 지사 취임 전에 끝난 감사 결과를 말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경기도 홈페이지에도 다 공개돼 있는 내용이라고도 했다. 사실 17일 국감장에서 김 지사 발언도 그랬다. 발언 말미에 “제가 오기도 전에 감사를 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질의자인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도 “전반적인 감사관실을 동원해서 전수조사도 한 번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문제를 키우려 했다고 볼 부분은 안 보인다.
그럼에도 정쟁의 소재로 만들려는 몰이는 계속 있다. 정 의원은 ‘법인 카드 감사’를 물었는데 김 지사가 ‘김혜경 법인 카드’를 답했다고 분석한다. ‘최소 61건, 최대 100건’이라는 수치도 김 지사가 처음 제시했다고 본다. 실제로는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았다며 의심을 한다. 김 지사의 의도가 있다는 결론으로 끌고 가는 논리다.
전형적인 이현령비현령이다.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 국감에서 묻는 법인 카드가 누구의 것이겠나.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카드’ 말고 또 있나. ‘60~100’이라는 수치도 감사 결과에 담긴 평이한 내용이다. 예상 질문이었으니 정리했다가 답한 것일 게다. 홈페이지 착오는 실무진의 문제다. 오히려 급하게 해명자료를 냈다는 증명이고 그만큼 오해라는 반증으로 보는 게 합리적 아닌가. 과한 풀이와 편향된 추론으로 만든 ‘국감 에피소드’라고 본다.
주목할 건 민주당 반응이다. 과하다 싶게 예민하다. 짐작건대 김 지사를 봐온 평소 시각이 있다. 김동연 도정은 이재명 도정과 다르다. 기본소득이 이재명표 도정이었다. 김 지사는 ‘기회 소득’을 말하며 ‘기본 소득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취임 초 인사도 차별화했다. 선거 캠프에 있던 이재명계 인사들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후 인사에서도 이재명계의 진입은 보이지 않았다. 경기도정에서 ‘이재명 지사와의 차별화’는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이런 시각이 이번 논란에 군불을 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감·청문회 달인 김 지사가, 본인에게 부담 없는 팩트를 언급해,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해석이다. 이렇게까지 확장해서 살핀다면 그 속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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