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와중에 터진 중동사태... 파월도 금리인상 신중해졌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3. 10. 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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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불확실성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오른쪽)은 19일(현지 시각) 뉴욕경제클럽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지만 다양한 불확실성으로 통화정책 시행이 복잡해졌다"고 했다./로이터 뉴스1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9일(현지 시각) 열린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높고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내기에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긴축할 경우의 위험과 너무 덜 긴축할 경우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등 복잡해졌다”면서 “(추가적인 긴축에 대해)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줄곧 목표 인플레이션(2%)을 달성하기까지 많이 남았고,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높다고 하면서도 추가 인상 여부를 두고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은 파월 의장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기준금리 결정 회의 전 마지막 공개 연설을 한 날로 뉴욕 월가 등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세계 경제 상황에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오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일(현지 시각) 열린 뉴욕경제클럽에서 인플레이션이 높다고 하면서도 추가긴축 여부를 놓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로이터 뉴스1

파월 의장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최근 몇 달 동안의 데이터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진전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PCE(개인소비지출) 상승률이 3.5%, 핵심 PCE는 3.7%로 추정되는 등 1년 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그는 “9월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를 이어갔지만 덜 고무적(somewhat less encouraging)이었다”면서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현재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의미 있는 긴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면서 “경제 지표가 계속 호조를 보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단호하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추진했던 입장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발언도 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너무 약하게 하면 목표치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반면 통화정책을) 너무 많이 하면 경제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 대해 “지정학적 긴장은 매우 고조되어 있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중요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했다. 그는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할 때 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단기 금리를 동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한 동료 연준 위원들의 최근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11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참석 위원은 기준금리를 1회 추가 인상하는 게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 위원은 “추가 인상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상반된 견해를 보인 바 있다.

19일(현지 시각) 뉴욕경제클럽에서 열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전 기후환경 운동가들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로이터 뉴스1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직전 기후환경 운동가들이 연설장에 기습적으로 난입해 시위를 벌이면서 행사 진행에 잠시 차질을 빚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스웨덴중앙은행에서 “우리는 기후정책 입안자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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