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미친다” 캡틴의 말대로…NC파크 첫 가을야구, 미쳤다! [WC1 현장속으로]

황혜정 2023. 10. 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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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파크 첫 가을야구를 맞이해 야구장 전면에 대형 걸개가 걸렸다. 창원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창원=황혜정기자] “오늘 우리는 미친다!”

창단 첫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가을야구를 맞이해 홈팀 NC 다이노스가 ‘미치’기로 했다.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미친 홈런 두 방이 나왔고, 미친 호수비도 나왔다. 가을야구가 첫 출전인 젊은 선수들의 광폭 활약으로 NC가 두산을 14-9로 여유있게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첫 포스트시즌이 열렸다. NC파크는 지난 2019년 개장했는데, 당시 NC는 5위를 차지해 4위 LG의 홈구장인 잠실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2020년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시즌이 5월에 시작되는 바람에 추운 날씨를 우려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렸다. 이후 2021, 2022시즌엔 각각 7위, 6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마침내 5년 만에 기회가 왔다. 2023 정규시즌을 리그 4위로 마무리 지으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NC파크에서 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NC 구단은 대대적인 준비보단 비교적 차분하게 준비했다. NC파크 정면에 포스트시즌 엠블럼이 그려진 대형 걸개를 걸었고, 팬들에 응원타월 7000장을 배포했다. 그리고 구장 내부 곳곳에 NC 선수단의 명언을 걸어 놓았다.

NC 다이노스가 창단 첫 NC파크 가을야구를 맞이해 선수단 명언을 구장 곳곳에 걸어놨다. 승리 의지가 보였다. 창원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지치면 진다. 하지만 미치면 이긴다. 오늘 우리는 미친다.” -손아섭

NC 관계자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명언 타임이 유명해졌다. 매 경기 전 선수단이 모여서 파이팅을 할 때 손아섭을 시작으로 돌아가면서 명언을 이야기했다. 이를 정리해 구장 곳곳에 걸개를 걸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전 NC 주장 손아섭(35)은 취재진과 만나 “새롭게 창원 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해 신기하다. 마산야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했을 때도 좋은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기분을 갖고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무대는 아무리 피곤해도 도파민이 분출되는 경기다. 너무 소중한 무대에 오랜만에 왔다. 후배들과 함께 후회 없이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명언대로 미쳐버렸다. 자신도 멀티히트로 승리 공신이 됐지만, 이날 포스트시즌 첫 출전인 젊은 선수들이 제대로 미쳤다.

NC 다이노스 서호철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역전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3. 10. 19.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4회말 2사 만루에서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서호철(27)이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그림같은 만루 홈런을 때려낸데 이어, 7회말 1사 만루에서도 좌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시키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이날 서호철의 만루홈런은 역대 와일드카드 1호 그랜드슬램 대기록이자, 포스트시즌 17번째 기록이다. 타점도 6개나 올렸는데, 이 역시 와일드카드 신기록이다.

주전 포수 박세혁 대신 선발 출전한 포수 김형준(24)도 4회말 서호철에 이어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단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7㎞ 슬라이더를 때려내 좌월 홈런을 뽑아냈다. 역대 와일드카드전 1호 백투백 기록이자, 포스트시즌 27호 백투백이다. 김형준은 만 23세 11개월 17일로 종전 최연소 와일드카드 홈런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끝이 아니다. 8회말 2사 1,2루에서 좌월 3점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14-6을 만드는 아름다운 아치였다.

유격수 김주원(20)은 공수 맹활약했다. 경기 초반, 수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실점 위기를 최소로 막고, 역전승을 이끌었다. 타석에선 7회말에 찬스를 연결하는 우전 안타를 때려내 1사 만루를 만들었고, 8회말 2사 2,3루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세 선수 모두 이날 가을야구 무대를 처음 밟은 데뷔전이었다.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많은 NC 팬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선수들을 필두로 모두 하나 돼 화끈한 첫 NC파크 가을야구를 물들였다. NC 팬도 1루와 외야 응원석을 가득 채워 열띤 응원을 펼쳤다. 창원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성민(23)씨는 “2019년 처음 지어진 NC파크가 멋져 그 뒤로 야구장에 자주 오다보니 NC팬이 됐다. 첫 가을야구라 시험기간임에도 일찍부터 와 응원했다. 만루홈런 같이 멋진 장면이 자주 나와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미친 선수들의 탄생과 함께, NC는 이제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향해 SSG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NC가 또 한 번 미칠 수 있을까. 이날 같은 분위기라면 충분하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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