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에 손 벌린 태영건설, '유동성 리스크' 꼬리표 뗄까
TY홀딩스 "알짜 계열사 매각, 태영건설 유동성 지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말 시작된 '유동성 위기설'을 불식시키지 못한 태영건설이 결국 지주사의 손을 빌린다. 당장 가시화된 위기는 없지만 돈맥경화 경고등이 꺼지지 않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19일 TY홀딩스에 의하면 회사는 자회사 태영건설의 유동성 제고를 위해 핵심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한다. TY홀딩스 관계자는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은 전적으로 태영건설 유동성 제고를 위한 자금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인더스트리는 울산과 평택을 거점으로 한 알짜 계열사다. 물류 사업을 영위하며 1990년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왔다. TY홀딩스는 해당 업체의 인수의향자와 구체적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쳤고, 실사 등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매각이 끝나면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 유동성에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지주사의 결정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태영건설의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유동성 위기설'과 '부도설'이 함께 대두되면서 지주사의 주가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에 TY홀딩스는 올해 1월 4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태영건설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어 태영건설은 2~3월 회사채 3건을 발행해 총 1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회사의 부채비율은 답보 상태다. 지난 2019년 179.1%였던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2020년 278.9%로 급등한 후 2021년 230%, 지난해 232.3%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에는 239.6%로 작년 말보다 소폭 오른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는 그다지 높은 부채비율은 아니지만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부채 비중이 높다는 측면이 리스크로 꼽힌다. 통상 200%대의 부채비율 자체는 재무 건전성에 있어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상반기 연결기준 회사의 차입금 5757억 원의 73%에 해당하는 4424억 원은 단기부채다. 이에 회사가 향후 1년 안에 이를 충당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효율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 현장별 부동산 PF대출을 위한 회사채 매입도 잇따랐다. 건설사는 통상 각 건설현장에 별도 법인을 계열사로 설립해 PF대출을 실행한다. PF대출은 일반 대출과 달리 사업주와 독립된 각 사업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이다.
태영건설은 이들 계열사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PF대출을 실행 중이다. 올해 매입한 회사채는 총 1767억 원 규모다. △8월14일 52억 원 △ 9월15일 1528억 원 △9월15일 81억 원 △10월17일 106억 원 등이다. 모두 3개월 이내에 만기되는 단기 채권이다. 계열사들이 회사채를 공모했지만 수요가 없어 회사가 직접 채권을 매입했다는 것이 태영건설 측의 설명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지만 상반기까지 호실적을 달성하고 백현 마이스 등 PF대출 없는 현장 위주로 약 2조8000억 원의 수주를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며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경영 환경이 녹록치는 않지만 그룹사의 선제적인 지원과 당사의 효율적인 경영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6430억 원, 영업이익 77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69%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한편 태영건설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중견 건설사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6위 업체다. 지난 2015년부터 이재규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태영인더스트리, SBS 등을 계열사에 두고 있는 지주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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