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한국→파리' 金 따고 PSG 복귀…이강인, 주전 굳히기 들어간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한 달여에 걸쳐 대표팀 임무를 완성하고 프랑스로 돌아갔다.
이강인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달 전 파리를 떠나 항저우에 도착해 U-23팀과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고 서울 그리고 수원에서 팀원들이랑 함께 또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파리로 왔네요"라고 소속팀 복귀를 알렸다.
이강인은 "한 달 동안 저와 함께한 친구들, 형들, 스태프들 그리고 쌤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기운을 주시는 팬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달 21일 중국땅을 밟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프랑스를 떠나 황선홍호에 가세했다. 이강인은 조별리그 3차전에 그라운드를 밟아 예열했다. 대회 기간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황선홍 감독의 출전 시간 배려 속에 알토란 역할을 했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뛰며 대표팀을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끌었다.
이강인은 쉬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치기 무섭게 클린스만호로 향했다. 황선홍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효과를 A매치에서 봤다. 튀니지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 선발로 나선 이강인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경기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5만9천여 명의 팬은 이강인의 이름이 호명되거나 전광판에 얼굴이 찍힐 때마다 열화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이강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하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연예인 대우를 받는 것 같았다"라고 할 정도였다.
이강인의 비중은 그라운드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공격에서 빠진 가운데 이강인은 전개에 가장 비중이 컸던 카드였다. 후반 한 번의 기회를 골로 만들더니 상대 문전에서 곧바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승리로 굳히는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이강인의 활약에 프랑스 리그앙 채널도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이강인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며 "2분 만에 2골이었다. 대단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 '르 파리지앵'도 "이강인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병역 혜택을 받았고, 튀니지전에서는 두 골을 기록해 4-0 승리를 견인했다"고 알렸다.
나흘 지나 베트남전에서도 빛났다. 1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6-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5분 만에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더니 4-0으로 앞선 후반 24분엔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풋메르카토는 "아름다운 감아차기 슛으로 넣은 아름다운 골"이라고 평가했다.
대표팀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친 이강인은 자신감을 한껏 얻고 파리 생제르맹으로 갔다. 이제는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주전을 따내야 하는 이강인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충전했다. 9~10월에 걸친 대표팀 활약으로 이강인은 앞으로 파리 생제르맹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강인은 프리시즌부터 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이강인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으나 확고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부상을 막 털어낸 터라 부담이 따랐지만 아시안게임과 A매치를 거치면서 정상 궤도에 올랐다. 파리 생제르맹으로 돌아가면 이전과 다른 몸상태로 본격 주전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포지션부터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아무래도 측면 공격수가 많은 탓에 이강인은 본격적으로 중원으로 임무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다. 마르코 베라티가 카타르 알 아라비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이강인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파리 생제르맹은 중원에서 창의력을 불어넣을 카드가 부재해 어려움을 겪는다. 패스와 킥에 있어 장점인 이강인이 해법으로 불린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자주 봐왔던 위치라 어색함이 없다.
이강인은 오는 22일 스트라스부르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9라운드 홈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현재 3위로 11위인 스트라스부르를 상대로 선두권 진입을 노린다. 현지는 이강인은 복귀 직후 출전 명단에 드는 것은 물론 선발로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으로 돌아가기 전 "경기를 많이 뛸 수도 있고, 못 뛸 수도 있다"며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몸 상태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치열한 주전 경쟁을 다짐했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 주전 입지를 다지면 자연스럽게 이적설도 잠잠해질 수 있다. 이강인이 프랑스로 돌아간 날 스페인 매체 토도 피차헤스는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에 합류하기 전 마요르카에서 뛰는 등 스페인 축구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현재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재능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시에다드는 이강인의 절친인 일본 국가대표 구보 다케후사가 이끄는 팀이다. 스페인은 이강인이 부상과 대표팀 일정으로 파리 생제르맹에서 보낸 시간이 짧음에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판단한 듯 "스페인으로 복귀가 예상보다 가까울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물론 이강인에 대한 평가는 좋다. 토도 피차헤스는 "소시에다드가 이강인을 귀중한 영입 선수이자,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시에다드 이사진은 이강인을 매우 매력적인 계약 옵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강인을 향한 관심은 다음 시즌을 위해 스쿼드를 강화하고 프리메라리가에서 최고 수준 경쟁팀으로 남으려는 소시에다드의 야망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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