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힐링 여행지가 된 몽골[벗드갈 한국 블로그]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2023. 10. 1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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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한국에서 수년 동안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몽골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을 최근에 처음 목격하는 것 같다. 연락을 안 한 지 한참 지난 사람들로부터 오는 갑작스러운 연락이 반가운데, 그들이 대개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몽골 여행 일정’에 관한 이야기다. 필자는 최선을 다해 그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상세히 알려주려고 늘 노력하는 편이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코로나19 여파로 우리 모두 3년 동안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낸 적이 있었다. 다행히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하고 싶어도 못 했던 해외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몽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몽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지난 3년 동안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쳤으며 이에 대한 치유의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에게 줘 보상을 받고 싶은 심정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보상심리에 꼭 맞는 해외 여행지로 몽골이 떠올랐던 것이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과 햇살, 그리고 멈춰 버린 것만 같은 시간에 머물게 된다면 우리 뇌와 마음이 매우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한국 방송국의 작가, PD들이 그런 안성맞춤인 장소로 몽골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 몽골에서 그들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고, 이는 시청자에게 힐링의 기회 또는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몽골과 연관이 있는 드라마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몽골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막연히 사막, 초원, 칭기즈칸, 원나라, 기마민족, 별 등 다양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비교적 가까운 나라지만 멀게 느껴졌던 몽골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기 마련이다. 특히 필자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몽골 사람처럼 안 생겼다, 한국인하고 똑같이 생겼다’는 말이다. 필자는 그러한 말을 애초에 들었을 때 과연 어떻게 생겨야 몽골 사람처럼 생겼다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몽골 사람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고려 시대에 쳐들어왔던 원나라 유물과 기록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몽골에 한 번쯤 다녀온 한국 사람들이 필자에게 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첫째, 예상보다 비싼 물가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대개 과거 역사 속 몽골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TV 다큐멘터리 또한 유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몽골 현지에 가도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몽골의 물가는 한국 물가의 80% 수준에 이른다.

둘째로, 몽골이 뭔가 많이 친숙하다는 얘기를 한다. 몽골 사람들의 생김새는 물론이거니와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이 대부분 한국 제품이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심지어 한국의 이마트, GS25, CU 편의점 등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몽골에 진출했으며, 한국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맞다. 그 이유는 한국을 향한 몽골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오랫동안 꾸준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꼭 다시 한번 몽골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렇다. 필자도 일 년 중 가장 설레면서 기다리는 순간이 몽골에 가는 순간이다.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몽골보다 한국이 좋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는다. 필자는 두 나라 다 좋지만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는 나 자신도 모르게 조용하고 아늑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해돋이와 해지는 모습, 별과 은하수가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나를 반기는 듯한 묘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받고 싶을 때 꼭 몽골로 떠나곤 한다.

때로는 모든 것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자연으로부터 무언가를 충전 받고 싶을 때 몽골에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몽골의 대자연과 시골 속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편안한 기분을 가질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람의 시원함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몽골을 다들 언젠가 꼭 한 번 찾았으면 한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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