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한의말글못자리] 교사 임용시험과 자격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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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모르거나 잘못 사용하여 생기는 문제는, 워낙 엄청나서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혼동까지는 아니라도, 그게 교사 자격을 얻는 데 필요한 시험인 듯 오해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교사 자격을 따는 검정시험은 없다.
따라서 '임용시험'은 교직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교사 자격증을 지닌 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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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소통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교사 임용시험’이라는 선발고사가 있다. 학교, 과목, 주관 기관 등에 따라 조금씩 달리 부르지만, 대학 외의 각종 학교에서 교사 뽑는 시험을 통칭한다. 교사직에 취업하려는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므로 ‘고사’가 아니라 ‘고시’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를 ‘교사 자격시험’과 혼동한다. 혼동까지는 아니라도, 그게 교사 자격을 얻는 데 필요한 시험인 듯 오해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교사 자격을 따는 검정시험은 없다. 전혀 없지는 않으나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종류나 과목을 불문하고, 교사 자격은 대부분 정해진 교육과정을 졸업하면 되는 ‘이수제도’에 따라 취득한다. 변호사, 세무사 등과 같이 ‘사(士)’자가 붙은 직종 가운데 이렇게 자격 부여가 시험 없이 담당 교육(연수)기관에 맡겨진 것은 교사가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임용시험’은 교직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교사 자격증을 지닌 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이것을 자격시험처럼 여기는 원인은, 교사의 ‘일자리’와 ‘자격’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격시험을 치르고 교사의 대우도 높이자고 주장하고 싶으나, 그럴 계제가 아니다. 여기서 ‘교사 임용시험’을 거론함은, 그 말의 적확한 이해를 꾀하다 보면 관련 현실에 대해 정밀히 알게 됨을 예증하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립과 사립, 정규 학교와 사설 학원 등에서 일하는 교사의 양성 및 관리에 끼어들 수 있는 제도적 허점까지 따져 볼 수 있다.
말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예민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모르던 면과 관습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못 보던 면을 밝혀주며, 많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개인이든 사회든, 그것은 사고와 상상의 수준을 좌우한다.
최시한 작가·숙명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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