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저 못믿으세요?” 말대신 272곳 검수…중고차 맘편히 사겠네 [르포]
1만평 부지에 500대 차량 “수출 선적장인줄”
차량상태 인증부터 광택복원·도색 일사천리
인공지능이 3년간 시세정보 확인해 가격책정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차량 점검, 보수가 이뤄지는 두 동의 상품화 건물이 나타났다. 상품화 A동 2층에서는 입고된 차량의 외관 점검이 진행되고 있었다. 차량에는 ‘광택 필요’, ‘흠집’ 등의 점검 표시, 운전석 측 문에는 도장이 까진 부분에 ‘터치’라는 점검 필요 항목이 표시돼 있었다. 1층에서는 출고 대기 중인 차량이 스캐너를 지나가자 차량 하부 상황이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업로드 됐고, 마이크를 통해 수집된 엔진음도 그대로 시스템에 표출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공식 출범하면서 중고차 시장에 참전한다. 제조사가 직접 270여개 항목을 검증하고, 가격 책정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차량 상태, 가격에 대한 정보 불균형을 깨겠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는 1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조성된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인증중고차 사업 공식 출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양산센터에서는 상품화 과정을 거친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80 차량이 공개됐다. 온라인 판매는 24일부터 시작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중고차 거래 대수는 372만6000대 규모로 신차 등록 대수 168만4000여대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하려는 차량의 상태와 그에 맞는 가격 정보를 알 수 없어 중고차 시장에는 ‘레몬 마켓(저품질 재화만 거래되는 시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품질 인증과 상품화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 이날 공개된 양산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 센터다. 전체 면적 9551평 규모의 센터에는 엔진오일 등 각종 소모품 교체 뿐 아니라 판금, 광택 복원, 도색 등이 진행된다. 재상품화된 차량은 센터에서 가격 책정 작업을 거친다. 현대차는 하루 60대를 상품화하는 양산센터와 더불어 하루 30대 처리 규모 용인센터도 가동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판매 목표는 5000대로 잡았다.
차를 판매하는 경우 가격 책정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도입된다. 새로 개발된 ‘AI 프라이싱 엔진’은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정보의 약 80%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차량 상태, 옵션 등을 반영해 적정 가격을 산정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AI가 선정한 가격에 전문가가 현장 방문을 통해 파악한 정보를 입혀 최종 가격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출시한 서비스가 ‘오감만족 서비스’다.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접속하면 내외관 360도 VR 컨텐츠 등 시각 정보 외에도 시동시 발생하는 소음, 엔진음 등의 정보가 입력돼 소비자들에게 공개된다. ‘책임환불제’도 도입된다. 최대 7일까지 배송받은 차량을 이용해보고 환불이 가능한 제도인데, 배송 후 3일까지는 탁송료, 이후 4일간은 재상품화 비용 등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향후 고객이 직접 방문해 차량을 살펴볼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정호 현대차 국내CPO사업장은 “내년 판매 대수는 2만대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중고차 매물이 많이 나오는 수도권 인근에 추가 센터를 만들기 위한 검토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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