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철! 서호철!" 팬들 연호했다! 4년 전 87순위 지명자가 '가을영웅' 되다니... 역전 그랜드슬램+쐐기 2타점 '대폭발' [WC1]

창원=양정웅 기자 2023. 10.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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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NC 서호철(위쪽)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4년 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선수 100명 중 87번째로 뽑혔던 선수가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하더니 포스트시즌의 영웅이 됐다. NC 다이노스의 서호철(27) 이야기다.

서호철은 19일 오후 6시 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팀의 7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서호철은 팀이 0-2로 뒤지던 2회 말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두산 선발 곽빈과 8구 승부를 펼친 끝에 결정구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2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NC는 0-3으로 리드를 당하던 4회 말 공격에서 1사 후 박건우가 볼넷으로 살아나갔고, 5번 권희동의 우전안타와 6번 김주원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서호철은 공 2개를 지켜본 후 3구째 시속 149km 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만루홈런이 됐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손짓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 홈런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상 최초의 그랜드슬램이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서호철은 오른팔을 들어 손짓하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했다. 창원NC파크를 방문한 NC 팬들 역시 경기장이 떠나가라 환호하며 극적인 홈런에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다음 타자 김형준까지 비슷한 코스로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면서 NC는 4회 말에만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순식간에 5-3 역전에 성공했다. 서호철-김형준의 연속타자 홈런 역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처음 나온 일이었다.

5회 말에는 볼넷으로 나가며 멀티출루에 성공한 서호철은 4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해결사가 됐다. 6-5 한 점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 말, NC는 선두타자 박건우의 안타와 희생번트, 권희동의 볼넷과 김주원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서호철은 두산 투수 정철원의 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NC는 8-5로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서호철은 8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를 터트리면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의 활약 속에 팀도 14-9로 승리했다. NC는 오는 22일부터 SSG 랜더스와 5판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위해 인천으로 향한다.
이날 서호철은 두 번의 만루 찬스에서 홈런과 2루타로 6타점을 쓸어담으며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서호철이 기록한 6타점은 지난 2021년 호세 페르난데스(당시 두산, 2차전 5타점)를 넘어서는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일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다. 서호철의 활약 하나하나가 역사를 쓴 셈이다. 당연히 데일리 MVP는 서호철의 몫이었다. 팬들은 서호철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2루에 안착하고 있다.
순천 효천고-동의대를 졸업한 서호철은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았다. 상무 야구단 시절인 2021년에 퓨처스리그 타격왕(타율 0.388)에 올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22년 NC 스프링캠프 MVP를 차지했을 때 이동욱 당시 감독은 "왜 이 친구가 퓨처스에서 타격왕을 받았는가를 알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군 89경기에서 타율 0.205, 2홈런, OPS 0.542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올해는 114경기에 출전, 타율 0.287 5홈런 41타점 50득점 OPS 0.714로 제몫을 다했다. 생애 첫 100안타는 덤이었다. 한때 타격왕 경쟁에도 뛰어들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실 서호철은 시즌 막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9일 창원 한화전에서 더그아웃에서 발목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이 외에도 서호철은 올 시즌 헤드샷 부상, 코뼈 골절, 손가락 인대 손상 등 많은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끝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며 '오뚝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 강인권 NC 감독은 "서호철은 타격에서는 2군에서 교육리그를 통해서 2경기 타석을 소화했다"며 "수비적인 부분만 조금 부담감을 안 갖는다면 경기 감각은 문제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대대로 서호철은 부상 공백이 느껴지지 않은 맹활약을 보여줬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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