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이 269홈런타자를 포기한 이유…27세 3루수 미친 6타점, 가을야구 데뷔전 ‘대형사고’[MD창원WC]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NC 다이노스가 왜 통산 269홈런을 자랑하는 베테랑 3루수 박석민(38)을 포기했는지 잘 드러났다.
올 시즌 NC 주전 3루수로 우뚝 선 서호철(27)이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대형사고를 쳤다. 0-3으로 뒤진 4회말 두산 베어스 토종에이스 곽빈으로부터 역전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불펜이 5회 2실점하며 결승타로 기록되지 못했지만, 경기흐름을 바꾼 한 방인 건 분명했다.
2사 만루, 볼카운트 1B1S서 3구 148km 패스트볼이 몸쪽을 찔렀으나 기 막히게 잡아당겨 좌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서호철은 본래 배터박스에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어서 타격하는 스타일이다. 거의 라인을 물고 들어오며 투수의 몸쪽 공략을 부담스럽게 한다.
그럼에도 곽빈은 과감하게 몸쪽을 택했다. 하지만, 서호철은 순간적으로 엉덩이를 약간 뒤로 빼서 공간을 만든 뒤 간결한 중심이동으로 대응, 정확한 타이밍으로 좌월 만루포를 쳤다. 서호철의 타격 테크닉이 만만치 않다는 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6-5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서 좌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사실상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 두산의 추격 흐름을 완벽히 끊어내는 한 방이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만루홈런 포함 6타점 맹타.
서호철은 퓨처스리그 홈런왕 등 그동안 타격 자질만 인정 받은 대졸 내야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 강인권 감독이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114경기서 397타수 114안타 타율 0.287 5홈런 41타점 50득점 OPS 0.714 득점권타율 0.294로 맹활약했다.
개막 주전 3루수로 나간 통산 259홈런의 박석민이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자 슬금슬금 출전빈도를 높이더니 시즌 중반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간혹 2루도 병행했지만, 장기적으로 3루가 맞는 옷이다. 좋은 컨택을 지녔고, 공룡군단을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서호철의 대형사고는 NC가 단순히 3년만에 가을야구에 돌아온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NC는 이날 두산을 꺾고 SSG가 선착한 준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이 큰 무대서 좋은 경험을 쌓는 것만큼 성장의 자양분이 있을까. 주장 손아섭은 경기를 앞두고 NC 젊은 선수들에게 내년, 내후년을 위한 소중한 경기라고 했다. 서호철에겐 잊을 수 없는 가을야구 데뷔전의 그랜드슬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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