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공인중개사들은 알았다..."수수료 3배 불러"

황보혜경 2023. 10. 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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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원 전세사기' 피해액이 340억 원에 이른 가운데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 정 씨 일가 소유 부동산 대부분이 이른바 '깡통 주택'이라는 걸 오래전부터 알았다고 YTN 취재진에게 증언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 측과 거래한 공인중개사들이 보증금을 못 돌려주게 될 위험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높은 수수료를 받을 목적으로 중개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원 전세사기' 의혹의 중심, 임대인 정 모 씨 부부에게 집을 빌린 세입자들은 하나같이 공인중개사에게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정 씨가 망하면 수원이 망하는 것"이라면서, 믿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는 겁니다.

[신 모 씨 /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 : (공인중개사가) 이 분이 망하면 수원의 80% 이상 부동산이 문을 닫을 정도라고 그 정도로 큰 인물이다, 그리고 이 사람의 최종 목표가 도지사다 (라고 했어요.)]

하지만 수원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 정 씨 부부는 요주의 인물이 된 지 오래라는 증언이 나옵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4∼5년 전부터 건물을 대거 매입한 정 씨 일가.

그런데 물건 대부분이 근저당과 전세보증금이 실거래가를 웃도는 이른바 '깡통주택'이라서, 많은 공인중개사들이 거래를 끊었다는 겁니다.

일가 소유 건물 40여 채의 등기부 등본을 살펴봤더니, 정 씨 측은 지난 2017년부터 경기 수원과 화성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건물을 사들이거나 직접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에선 은행 압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 / 경기 수원시 공인중개사 : 저는 그 사람 거 단 한 개도 안 했어요. 등기부 등본을 떼어봤을 때 채권최고액이 엄청나게 많은 데다가….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알았죠. 7년 전에도 그 사람이 '깡통전세'만 사러 다녔거든요.]

그런데도 중개사들이 정 씨와 거래한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원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정 씨가 위험 부담이 있는 것을 알고서 중개 수수료를 더 높게 불렀다"고 주장합니다.

"보증금 1억5천만 원짜리 집의 중개수수료가 45만 원인데, 정 씨는 10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부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 건데, 정 씨 부부를 경찰에 고소한 사람은 어느새 220여 명, 피해액도 34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은 입건한 부동산 관계자 15명을 상대로 중개 수수료를 상한 요율보다 높게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다른 공인중개사들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그래픽 : 김진호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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