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출혈경쟁 몰두하던 테슬라, 3분기 순이익 44% 급감
인도량 27% 늘어난 43만5059대
올해 말까지 180만대 공급 목표
판매가 인하 정책 포기 않을 듯
고금리·경기침체 등에 대응해 전기차 판매가격을 잇달아 내리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올 3분기 순이익과 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테슬라 주가도 급락했다.
18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공개한 3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순이익은 18억53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기차 가격 인하 전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32억9200만달러)과 비교해 44%나 줄었다. 매출액은 233억5000만달러(31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지만, 월가에서 전망한 241억달러(32조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지난해 동기(17.2%) 대비 9.6%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에서 매출총이익(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총이익률도 17.9%로, 전년 같은 기간(25.1%)보다 7.2%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분기(5.7%) 이후, 매출총이익률은 2019년 2분기(1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78% 폭락한 242.67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도 4.24% 하락했다. 테슬라의 3분기 순이익과 이익률이 이처럼 크게 하락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3 후륜구동모델(RWD) 가격은 4만8440달러(6580만원)였지만, 올해 1월에는 4만3990달러(5970만원), 4월에는 3만9990달러(5430만원)까지 떨어졌다. 4분기가 시작된 이달부터 모델 3 RWD 판매가가 3만8990달러(5290만원)로 추가 인하됐다.
테슬라의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43만5059대로, 전년 동기(34만3830대)보다 27% 증가했다. 테슬라는 올해 18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4분기에만 47만5826대의 차량을 인도해야 한다. 1분기(42만2875대)·2분기 인도량(46만6140대)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목표 달성을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다음달 30일 미국 텍사스 공장(기가 텍사스)에서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의 첫 번째 배송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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