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도 소중한 서울, 도심 속 ‘틈새 공원’ 만든다
코로나19 이후 공원 수요 증가
강남 세곡동 50년 방치된 돌산
주민 의견 따라 체육시설 조성
노원구, 118개 공원 재생사업
성북구는 버려진 화단에 ‘정원’
서울 도심에 방치된 돌산과 쓰레기 무단투기 구역 등이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거지 인근과 도심 등에서 녹지, 휴식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었으나 서울에서 이 같은 용도의 땅을 새로 만들기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자치구들은 틈새를 발굴하거나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전환 가능한 공간을 활용 중이다.
강남구는 세곡동 산1-7번지 일대에 지역의 첫 구립 체육공원인 ‘강남세곡체육공원’을 준공해 오는 25일부터 개방한다고 19일 밝혔다. 과거 ‘돌산체육공원’으로 불리던 이 공간은 1971년 공원 부지로 결정됐다. 2003년 민간 소유자(SK해운)가 생활체육공원으로 개발을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무산된 후 50년간 방치됐다.
이에 강남구는 2020년 265억여원을 투입해 땅을 매입했다. 부지가 돌산인 탓에 지반 공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주민설명회에서 가장 많은 의견이 나온 공공 체육시설로 조성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FIFA 규격 축구장과 테니스장, 어린이놀이터, 산책로, 샤워장 등까지 갖춘 축구장 4개 반 크기 대규모(4만3968㎡) 공원으로 바꾼 것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기존 나무를 산책로에 심었고 중앙에 3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길도 냈다”며 “교목 420그루, 관목 약 4만그루, 화초류 6만2600본을 심어 사계절 자연을 느끼고 운동하며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원구는 1995년 조성된 중계동 노해공원을 청소년 체육공원으로 바꾸는 공사에 들어간다. 3만4647㎡의 면적에 축구장·족구장·배드민턴장 등이 있으나 시설이 노후화됐고 최근들어 변화된 공원 이용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88억원을 들여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도시공원은 관심도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사용 방식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서울연구원이 2021년 문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코비드(COVID)-19 전후 서울시 주요 도시공원의 시민 이용행태 및 관심도 변화’ 연구를 보면 대규모 축제·공연 등 문화 중심이었던 것에서 자연과 활동의 공간으로 공원을 찾는 비중이 늘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원과 관련된 주요 키워드가 ‘자전거’ ‘운동’ 등 신체활동과 ‘야경’ ‘마음’ 등 정서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이에 노원구는 지역 내 28개 생활공원과 90개 어린이공원에 대해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순환 산책로, 운동·휴식 공간, 잔디 마당 등을 여건에 따라 보강하는 방식으로 2026년까지 정비할 계획이다. 노해공원에도 스케이트보드 등 익스트림 스포츠와 고난도 자세를 연출할 수 있는 운동 기구와 필라테스 기구 등을 설치한다.
쓰레기가 무단으로 버려졌던 공터를 생활정원으로 바꾸는 사례도 있다. 성북구는 길음동 1288-4 일대에 쓰레기와 악취로 골치를 앓던 공간에 정원 수목 40그루와 억새류 1만4580본 등 식물을 심었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과 인접해 주민과 유동인구의 이용 수요도 많았으나 방치된 물건과 쓰레기만 쌓여 있던 공간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길음동 주민협의체와 녹화협약을 체결해 정원 같은 공간으로 바뀐 후 시민이 일부러 찾는 비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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