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 장비도 무용지물”…지역 의료 ‘공백’
[KBS 창원] [앵커]
정부가 지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역의 의료 현장이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수도권으로 몰리고, 의사들도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악순환.
지역의 의료는 이미 고사 위기입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의 코로나19 전담병원이던 경상남도 마산의료원, 4년 전, 3억 원을 들여 심뇌혈관센터를 구축했지만, 고가의 장비들은 써보지도 못한 채 포장지도 뜯지 못하고 있습니다.
순환기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진평/경상남도 마산의료원장 : "(모교에) 순환기 내과 선생님들한테 이야기도 하고 해도 '사람이 없다'는 거죠. 그것뿐만이 아니라 (채용) 공고를 냈어도 사람도 없었고…."]
86%였던 병상 가동률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수행한 뒤 50%를 밑돌고 있지만, 정부의 손실 보상금은 끊겼습니다.
올해만 70~80억 원 적자가 예상됩니다.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도 고사 직전입니다.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에 이 대학병원은 2년 연속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한 명도 뽑지 못했습니다.
경남 4개 대형병원에 최근 소아 환자는 40% 늘었지만, 전공의 수는 매년 줄어 정원의 25%만 채워져 있습니다.
대신 촉탁의로 24시간 소아 응급체계를 겨우 유지합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은 더 북새통입니다.
문을 닫는 소아과 병·의원이 늘면서, 진료 시작 3시간을 앞둔 새벽부터 '오픈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 대기 줄이 생깁니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서울 3.47명, 반면 경남과 전남, 경북과 충남 등은 그 절반 이하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광역시와 비광역시 간 격차가 큽니다.
[정백근/국립경상대 의대 교수/경남 공공의료지원단장 : "치료 가능 사망률, 이런 것들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역 간에 의료 환경의 격차가 거기에 (나타나) 있는 것이죠."]
전국 의대 졸업생 열 명 가운데 6명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상황.
이 때문에 의사 수를 늘리더라도 필수의료, 취약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요구됩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조지영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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