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발언 일삼아 ‘인권 침해’ 인정된 일본 의원, 사과 않고 ‘노코멘트’

최진주 2023. 10. 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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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과 아이누(일본의 홋카이도 등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일삼아 온 일본 국회의원이 지방 법무국으로부터 연달아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고도 사과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의 스기타 미오 의원은 이날 아베파 총회에 참석한 후 자신의 '인권 침해' 사실이 인정된 데 입장을 말해 달라는 기자들에게 "몇 번이나 말씀드렸듯이 이미 (문제의 글을 지난해) 삭제했고 사과했다"며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반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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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아이누 차별 발언
'인권 침해' 연달아 인정
"이미 삭제했다. 노코멘트"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망 후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이 그를 추모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스기타 의원이 자민당에 영입된 것은 아베 전 총리의 추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캡처

재일한국인과 아이누(일본의 홋카이도 등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일삼아 온 일본 국회의원이 지방 법무국으로부터 연달아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고도 사과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의 스기타 미오 의원은 이날 아베파 총회에 참석한 후 자신의 ‘인권 침해’ 사실이 인정된 데 입장을 말해 달라는 기자들에게 “몇 번이나 말씀드렸듯이 이미 (문제의 글을 지난해) 삭제했고 사과했다”며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반복해 말했다.


법무국 "인권존중 노력" 요구했지만 '노코멘트'

전날 오사카 법무국은 스기타 의원이 2016년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글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스기타 의원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석해 한복을 입은 재일한국인 여성과 아이누 복장의 여성을 보고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며 조롱하는 글을 썼다.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정도였다”라고까지 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오사카의 재일동포 여성들은 올해 2월 오사카 법무국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고, 18일 인권 침해 사실이 인정됐다. 이에 앞서 삿포로 법무국도 아이누협회 회원이 같은 글을 문제 삼아 신청한 인권 구제 요청에 대해 지난달 인권 침해라고 인정했다. 두 법무국은 모두 스기타 의원을 대상으로 ‘계발’ 처분을 내렸다. 이는 “사건 관계자와 지역에 인권 존중을 심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스기타 의원은 “이미 삭제했으니 할 말 없다”며 ‘노코멘트’를 고수한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9일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별 의원이나 정당에 대한 답변은 삼가겠다”면서도 “특정한 민족이나 국적의 사람들을 배척하는 취지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하는 것은 어떤 사회에서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는 생산성 없어" 등 차별 발언 일삼아

혐한·우익 성향의 스기타 의원은 이 발언 외에도 “성소수자는 생산성이 없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남녀 평등은 부도덕한 망상” 등등 소수자 혐오와 성차별 발언을 일삼아 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부정하고 ‘일본 미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토 시오리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2차 가해를 한 바 있다. 그는 일본유신회 의원이었다가 한 차례 낙선했으나 그를 눈여겨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7년 자민당으로 영입했다. 이후 수많은 망언으로 지탄을 받으면서도 비례후보 상위 순번을 두 차례나 받아 연속으로 당선됐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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