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피의 보복’ 이스라엘 향한 ‘부드러운 경고’…“9·11로 분노 휩싸인 美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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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8시간에 걸친 이스라엘 방문에서 보인 행보를 두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부드러운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분노를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인이 느낀 것에 비교하며 '이심전심'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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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8시간에 걸친 이스라엘 방문에서 보인 행보를 두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부드러운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허를 찔린 뒤 ‘피의 보복’을 이어가는 이스라엘에 지지를 표명면서도 ‘지나친 분노’에 휩싸이지는 않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분노를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인이 느낀 것에 비교하며 ‘이심전심’에 호소했다.
그는 이날 현지 연설에서 “충격, 고통, 분노 등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분노”를 언급하면서 “나도 이해하고 수많은 미국인도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나는 이것을 경계한다. 여러분이 분노를 느낄 때 그것에 사로잡히지는 말라”면서 “미국에서 9·11 이후 우리는 격분했다. 우리가 정의를 찾고 이루는 동시에 실수도 저질렀다”고 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 발언을 이어가지는 않았지만 이는 9·11 테러에 보복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것을 언급했을 수 있다고 NYT는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2년 10월 당시 상원의원으로 이라크 파병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듬해 3월 미국 주도로 이라크 침공이 실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이 무고한 생명의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하는 ‘선을 넘는 행위’에 굴복해서는 안되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이 2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의 동정심을 ‘탕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과 맞물려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에서 주민 구호에 1억달러(1300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시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슬퍼하고,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고 말하면서 '포옹'을 해줬다고 NYT는 풀이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하마스 공격 생존자인 65세 이스라엘 여성을 포함해 피해자들을 안아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동시에 9·11 당시 ‘실수’를 언급하는 연설을 통해 ‘원초적 감정’에 굴복하지 말라는 ‘부드러운 경고’를 보낸 셈이라고 NYT는 짚었다.
이 같은 언급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둘러싸고 중동 정세가 중대 시점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상대로 양측 모두에서 막대한 사상자 발생이 불가피한 지상전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런 와중에 지난 17일 가자지구 한 병원에서 의문의 폭발이 발생해 피란민을 포함한 수백명이 숨졌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학살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이슬람권에서는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 여파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 때 요르단 암만에서 계획한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의 4자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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