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경제 낙제점” 질타에 여당 “폭망 기우제” 발끈
정부·여당과 야당이 현 정부의 경제 성적표와 정책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야당은 높은 물가와 낮은 성장률을 지적하며 현 정부의 경제는 낙제점도 아깝다는 비판들을 쏟아냈고, 정부와 여당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야당은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날을 세웠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여러 가지 경제지표에서 서민들의 경제 상황을 반영시켜보면 참담한 성적표”라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보면 낙제점이 아니라 점수 자체가 없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통계 관측 70년 중 여섯번째 낙제점을 받았다”며 “지방정부에 이어 민생까지 어렵게 만드는 민생파탄 정부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현재 경제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물가상승률보다 성장률이 낮다고 하지만 지금 선진국 대부분의 국가들이 9%, 10% 물가가 상승하고 성장은 대개 1% 안팎”이라며 “지금 환경이 계절로 보면 겨울인데 자꾸 여름의 환경을 가지고 열매가 열렸냐 이런 식의 비교는 맞지 않고, 상호 비교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 도중 “민주당은 우리 경제가 ‘폭망’하도록 기우제를 지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자, 야당 간사인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혹시 정부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혹시 개선할 사항이 있지 않은지 질의하는 부분”이라며 “기우제 표현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응수했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싸고도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가 R&D 투자를 늘리면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예산 삭감은) 망신스러운 수준”이라며 “국가부도 위기에서도 줄이지 않았던 R&D 예산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59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 오차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추 부총리는 세수 오차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차가 난 것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반기웅·이창준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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