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가 ‘사치품’ 공개…북 자극에 몰두하는 통일부

박광연 기자 2023. 10. 19. 2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선정적 접근 안 돼”

통일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치품’ 소지·착용 사례를 일일이 소개하며 “북한이 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상당의 김정은 일가 사치품을 수시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할 통일부가 북한 수뇌부와 관련한 자극적인 정보를 공개하며 대북 압박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일가 모두가 집권 직후부터 최근까지 공개 활동 시 고가의 옷과 시계, 펜, 가방을 노출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과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딸 김주애, 배우자 리설주 여사가 사치품을 소지·착용한 사례를 일일이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방명록을 작성할 때 명품 ‘IWC’ 시계를 착용한 채 ‘몽블랑’ 펜을 사용했고, 동행한 김 부부장은 ‘디올’ 고급 토트백을 휴대했다는 것이다. 김주애가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 발사훈련 현지지도 동행 당시 ‘디올’ 고급 재킷을 착용했고, 리 여사는 2018년 4월 예술축전에 참석했을 때 스위스 ‘모바도’ 고급 시계를 착용했다고 통일부는 소개했다.

통일부가 김 위원장 일가의 명품 등 사치품 사용 동향을 언론에 밝힌 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 북한 압박 부처로 변모하는 통일부 현실을 나타낸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통찰하기보다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신변잡기적 정보를 전달하며 체제를 폄훼하는 수준”이라면서 “통일부는 북한 모욕주기 식의 선정적 접근을 하는 부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