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 장비도 무용지물”…지역 의료 ‘공백’
[앵커]
그럼 지역 병원과 환자들 상황,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대학병원은 전공의 수가 정원에 못 미치고, 지방의료원 역시 의사가 없어서 비싼 장비가 있어도 못 쓰는 형편입니다.
손원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도립 마산의료원입니다.
4년 전, 3억 원을 들여 심뇌혈관센터를 구축하고 고가의 장비도 들여놓았지만 포장지도 뜯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비를 쓸 수 있는 순환기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본급 2억 원에 성과급 별도의 조건을 제시했는데, 오겠다는 의사가 없습니다.
[김진평/경상남도 마산의료원장 : "(모교에) 순환기내과 선생님들한테 이야기도 하고 해도 '사람이 없다' 라는 거죠, 그것 뿐만이 아니라 (채용) 공고를 냈어도 사람도 없었고..."]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도 고사 직전입니다.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에 이 대학병원은 2년 연속 전공의를 한 명도 뽑지 못했습니다.
경남 4개 대형병원에 최근 소아 환자는 40% 늘었지만, 전공의 수는 매년 줄어 정원의 25%만 채워져 있습니다.
대신 촉탁의로 24시간 소아 응급체계를 겨우 유지합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 지역의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은 북새통입니다.
문을 닫는 소아과 병·의원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진료 시작 3시간을 앞둔 새벽부터 긴 대기 줄이 생기는 곳도 있습니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서울 3.47명, 반면 경남과 전남, 경북과 충남 등은 그 절반 이하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광역시와 비광역시 간 격차가 큽니다.
[정백근/국립경상대 의대 교수/경남 공공의료지원단장 : "'치료 가능 사망률', 이런 것들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역 간에 의료 환경의 격차가 거기에 (나타나) 있는 것이죠."]
전국 의대 졸업생 열 명 가운데 6명은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비수도권은 고질적인 의료 인력난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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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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