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하비에르, 애스트로스를 벼랑에서 건져올리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애스트로스는 19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3차전 원정경기에서 8대5로 승리, 홈 2연패 후 원정 1승을 챙겼다. 이날 3차전은 애스트로스엔 절체절명 승부나 마찬가지였다. 올 포스트시즌 7연승 무패 행진 중인 레인저스에 3차전까지 내준다면 4차전에서도 기세를 꺾긴 힘들었다.
그런 걱정은 선발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26)가 공을 던지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하비에르는 4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는 호투로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6회 2사 후 에번 카터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5와 3분의2이닝 3피안타 2실점. 5회 레인저스 조시 영(25)에게 2점 홈런을 내준 게 옥에 티였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하비에르는 올해가 빅리그 4년째. 2022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11승, 2023년 10승. 하지만 그의 가치는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 폭등한다. 2020년부터 15경기에 나서 5승1패, 평균자책점 1.91. 무대가 어디건 흥분하지 않는다고 해서 ‘엘 렙틸(El Reptil·스페인어로 파충류라는 뜻)’이란 별명이 붙었다. 본인은 그보다는 ‘악어(crocodile)’라고 불리고 싶다고 말한다. 악어는 평소에는 거의 움직임이 없지만, 일단 물에 들어가면 공격적으로 바뀐다는 게 그 이유다.
애스트로스 타선은 올 포스트시즌에 처음 등판하는 레인저스 에이스 맥스 셔저(39)를 초반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2회 사사구 2개와 안타로 만들어낸 2사 만루에서 폭투로 선취점을 뽑아내고 곧바로 마틴 말도나도가 좌전안타로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엔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가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알투베는 포스트시즌 통산 25번째 홈런으로 매니 라미레스가 갖고 있는 최다기록(29개)에 4개 차로 다가섰다. 애스트로스는 8회엔 요르단 알바레스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 승세를 굳혔다. 레인저스는 조시 영이 2점 홈런을 두 방 때리는 등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초반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7연승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레인저스 선발 셔저는 이날 12년 만에 포스트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에 섰다. 2011년 10월 16일 그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성적은 형편없었다. 아웃 카운트 7개만 잡고 3회 도중 강판당했고, 당시 레인저스가 15대5로 크게 이겼다. 셔저는 올해도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4이닝 5피안타 5실점. 정규시즌 통산 214승,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한 베테랑 투수지만, 가을에는 7승8패로 힘을 못쓰고 있다. 2021년부터 포스트시즌 3연패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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