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김·떡볶이… 할랄 인증받은 K푸드, 무슬림 입맛 사로잡았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슬랑오르주 쇼핑몰 행사장 인산인해
한손엔 라면팩·다른 손엔 빼빼로 쥐고
계산대 앞 장사진… 셀카 찍으며 웃음꽃
대형 비빔밥 비비며 양국 화합 기원도
“온 가족이 한국드라마·K팝 좋아해
한국 음식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말레이시아 수출 지난해 114억달러
농축산물 중 면류 최다… 현지정착 성공
지난 13일 오후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프탈링자야시 선웨이 피라미드 호텔 쇼핑몰. 한 손에는 라면 멀티팩, 다른 손에는 빼빼로를 꼭 쥔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계산을 기다리면서도 끊임없이 주위에 진열된 한국 식품들을 구경하고 더러 구매한 물품을 들고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불닭볶음면’이란 글자가 적혀 있는 앞치마를 입은 점원은 연신 바코드를 찍은 뒤 비닐봉지에 상품을 담아 손님에게 건네줬다. 금전출납기에는 카드 영수증이 그득히 쌓여 있었다.
인파로 북적이는 쇼핑몰 한가운데에는 청사초롱이 은은한 빛을 내며 매달려 있고, 그 아래 진열대에는 불닭볶음면이 형형색색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가운데에 자리 잡은 널찍한 선반 위에는 BTS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유제품부터 빼빼로, 이천쌀, 김, 떡볶이 등 갖가지 한국 식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실제로 대(對)말레이시아 수출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2018년 89억9400만달러였던 교역 규모는 2019년 88억4300만달러, 2020년 90억7800만달러로 꾸준히 성장해 2021년(101억700만달러)에는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14억7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 식품이 말레이시아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한국 드라마, K팝 등 ‘K컬처’의 영향도 크지만, ‘할랄’(HALAL) 인증을 받기 위한 농식품부와 현지 사업가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할랄이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인구의 60% 이상이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인증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 현재 말레이시아 내에서 유통되는 한국 식품의 대부분은 할랄 인증을 받은 상태다.
천장이 뚫린 1층에서 진행된 K푸드 페어는 행사장이 인사인해를 이룬 것은 물론, 2∼4층 쇼핑객들의 관심까지 끌었다. 복잡한 1층에서 벗어난 시민들이 전망 좋은 위층 난간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한국 식품의 우수함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와 이에 환호하는 현지인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쇼핑몰을 가득 메웠다.
장재영 aT 쿠알라룸푸르지사장은 “앞으로 할랄 인증 제품을 포함 안전하고 품질 좋은 K푸드를 말레이시아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장에 널리 알림으로써 동남아 수출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슬랑오르(말레이시아)=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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