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터진 주가조작…명동 사채시장 큰 손 개입 정황
주가조작 사태가 또 터졌습니다. 1년 전엔 고작 2000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최고 5만원대까지 무려 20배 가까이 뛰면서 우량주로 주목받았던 제지회사와 그 회사의 최대주주인 회사입니다. 어제(18일)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갑자기 두 회사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는데 알고 보니 주가조작 혐의로 일당 4명이 체포된 탓이었습니다.
일당이 잡히자 같이 주가조작을 해온 세력이 급하게 갖고 있던 주식들을 쏟아낸 걸로 의심되는 상황인데요. 그러는 사이 시가총액 6천 7백억원이 하루 만에 날아갔고 오늘부터 거래가 아예 정지됐습니다. 이 피해는 조작인지도 모르고 투자했던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요. JTBC 취재 결과, 검찰은 이번 주가조작에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들까지 개입한 단서를 잡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입니다.
[유선의 기자]
종이 관련 사업을 주로 하는 영풍제지의 주가 차트입니다.
거래정지라고 써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어제 영풍제지의 주식거래를 막았습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6천7백억원이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영풍제지 관계자 : (어째서 거래 정지가 된 건지) 저는 잘 모르고요.]
1년전 오늘, 영풍제지의 주가는 약 28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인항공기와 2차 전지 사업 진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3월부터 주가가 오르더니 5만원을 넘었습니다.
1년 만에 17배가 올라 시가총액이 2조2000억원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전 9시 10분쯤 갑자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3분 만에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16분 뒤엔 1년 전 영풍제지를 인수한 대양금속의 주가가 하한가를 쳤습니다.
검찰은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인수를 추진할 때 부터 주가조작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잡았습니다.
이 가운데 윤모씨 등 4명을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또 윤씨의 가족이자 주가조작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핵심 역할을 해온 걸로 의심되는 이모씨를 쫓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소한 10여명이 더 연루된 걸로 보고 출국금지도 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체포된 윤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내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앵커]
검찰은 이번 주가 조작에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들이 돈을 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돈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수백억원어치 주식을 산 단서도 잡았습니다.
이 내용은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준우 기자]
지난해 영풍제지를 인수한 대양금속입니다.
지난해 11월 영풍제지 전체 지분의 절반인 약 1300억어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당시 대양금속은 자기자금 439억원에 차입금 861억원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차입금 861억원 가운데 761억원은 아직 취득하지도 않은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빌렸습니다.
나머지 100억원은 짧게는 7일, 길어야 한 달 뒤 갚아야 하는 초단기 차입금입니다.
여기에 자기자금 439억원도 단기 차입금 등을 빼면 대양금속이 인수에 쓴 순수 자금은 60억원 뿐이었습니다.
사실상 무자본 M&A였던 셈입니다.
검찰은 대양금속의 실소유주인 A씨를 주가 조작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A씨가 사채업자 이모씨와 공모해 명동 사채 시장의 큰 손인 최모씨, 김모씨 등 2명을 소개받아 수백억원을 끌어 모은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현재 도주 중입니다.
[대양금속 관계자 : (체포가 됐다) 그거는 맞는 것 같아요. 내부적인 인원은 그런 인원이 없고요.]
특히 이 가운데 김씨는 이달 중순 기준으로 영풍제지 주식 400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씨의 권유로 주식 매수에 나선 큰손 투자자 명단도 일부 확보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최수진]
◆ 관련 기사
[단독] '영풍제지 주가조작' 명동 큰손 연관성 추적…일당이 손대면 '하한가'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48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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