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회 ‘마약 셀프처방’ 의사 44명…조현병 의사가 1만여건 의료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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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결격자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자나 마약류 중독자가 의료인 면허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도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이를 방치했다는 감사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마약류 중독은 의료인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나 현재 펜타닐과 페치딘 중독으로 치료보호 이력이 있는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이 의료인 면허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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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부 정기감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복지부가 수행한 업무 전반 중 의료인 자격 면허 분야와 출생 미신고 분야 등에 중점을 두고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마약류 중독은 의료인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나 현재 펜타닐과 페치딘 중독으로 치료보호 이력이 있는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이 의료인 면허를 유지 중이다. 2018년~2022년 재판에서 마약류 투약 사실이 확인돼 행정처분을 받았던 의사 4명도 여전히 면허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의료인이 스스로 마약류를 처방·투약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본인 처방·투약 횟수가 연간 50회 이상인 의사는 44명이고, 이 중 12명은 횟수가 연간 100회 이상에 달했다.
정신질환도 의료인 면허취소 대상인데, 2020년 이후에만 대표적 정신질환인 치매,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의료인은 각각 102명, 70명으로 확인됐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조현병 치료를 받던 37개월간 최소 1만6840건의 의료행위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은 치매 치료를 받던 38개월간 최소 6345건의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질환 의료인 면허취소 사례는 2017년 간호사 1명이 ‘미분화 조현병’을 자진 신고한 것이 전부이며, 마약류 중독을 사유로 한 의료인 면허취소 사례는 없었다.
면허가 취소·정지된 의료인들이 몰래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복지부는 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일부 적발하고도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의료인이 면허취소·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는 동안에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다.
감사원 조사 결과 의료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264명이 마약류 의약품 처방을 약 3600건 하는 등 면허 취소·자격정지 기간에 몰래 비급여 진료행위를 한 것이 확인됐다.
앞서 복지부는 2019년 10월 감사에서도 감사원으로부터 ‘의료인 자격정지 중 의료행위’에 대해 지적받은 바 있는데, 3년 7개월이 지난 올해 5월까지도 관련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비판했다.
복지부는 당시 감사에서 자격정지 기간 중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된 한의사 A 씨에 대해 행정처분심의위원회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격정지 기간을 감경하는가 하면, 수사기관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해당 행정처분을 임의로 감경한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자격정지 중 의료행위를 실효성 있게 점검·제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복지부에 촉구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이 최근 5년간 현황을 파악한 결과, 연평균 의사 1만6000여 명이 면허 신고 의무를 위반해 미신고율이 29%에 달했다. 의사면허를 신고하지 않은 이들 중에는 복지부 공무원 7명도 있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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