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vs 보존, 원주 아카데미극장 앞날은?

2023. 10. 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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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앵커>

강원도 원주에는 60년대 개관한 극장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중 하나로 2006년 폐관 이후 문화공간으로 명맥을 이어 왔는데요.

이 극장의 보존과 철거를 놓고 논란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오도연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장소: 아카데미극장 / 강원도 원주시)

빛바랜 추억의 매표소, 반쯤 떨어져 나간 안내 표지판, 골동품이 된 영사기, 지난 2006년 문을 닫은 원주 아카데미 극장입니다.

1963년 개관한 이 극장은 시민들의 오랜 추억이 깃든 문화 공간입니다.

극장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시민단체의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2021년 보존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자발적 모금 운동을 벌여 극장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인터뷰> 최은지 / 아카데미의친구들 범시민연대 회원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단관극장입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했고요. 그 안에는 영화 관련 역사적인 자료 이런 것들, 국내 얼마 남지 않은 옛 기록도 많이 있고..."

힌때 도시재생사업 대상에 포함돼 보존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원주 아카데미가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보시는 것처럼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해체공사를 앞두고 설치했던 가림막을 철거하고 있습니다."

극장 바로 앞 버스정류장은 폐쇄되고 극장 건물에는 철거를 반대하는 전단지와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원주시는 아카데미 극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어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원주시 관계자

"철거는 기정사실이에요. 다 했어요. 벌써 (철거 업체) 계약도 끝났어요."

하지만 보존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철거 반대 농성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극장 건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리모델링을 해 문화 공간으로 남기면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해 국가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최은지 / 아카데미의친구들 범시민연대 회원

"60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어르신들과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저희의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카데미극장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고요. 정말 어디에도 없고 많이 남아있지 않은 그런 역사적인 건축물, 영화 극장입니다."

시민과 상인들의 의견도 나뉘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심영수 / 강원도 원주시

"아카데미극장이 상당히 애향을 가지고 있는 건데 후손들에게 교육상으로도 고이 간직할 수 있도록 되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현대화도 중요하지만..."

인터뷰> 최재희 / 원주풍물시장상인회장

"(아카데미극장이) 수십 년간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를 엄청나게 보고 있는 거지요. 철거하면 상권이 다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을 원하고요."

(취재: 오도연 국민기자)

철거냐, 보존이냐...

60년 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존치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오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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