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새로운 전략적 관계...전제 조건 없는 안보협상 지지"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北 최선희 회담
라브로프 "미국·한국·일본이 긴장 고조시켜"
"러·북, 다음 달 지질탐사·연료 공급 논의"
정부, 러·북 군사협력 주시하며 추가 조치 검토

[앵커]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외무상과 만나 러·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제 조건 없는 한반도 안보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북 이틀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한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새롭고 전략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러·북 간 최고위급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이 머지않아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거론하며 미국과 한국, 일본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전제 조건 없는 한반도 안보 협상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했는데, 비핵화 원칙에 반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현재의 북한의 핵 개발과 핵 고도화, 이런 도발에 대해 사실상 일정 수준 인정한 상태에서 이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와 함께 양측은 다음 달 무역·경제위원회를 열어 지질탐사 협력과 함께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연료와 기타 물품 공급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최선희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이 양국 정상 간 이뤄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무기거래 논의도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거듭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 :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교류·협력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러·북 무기거래 관련 개인과 단체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이어 양측 간 군사협력 동향을 주시하며 추가 조치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기자: 장명호

그래픽: 최재용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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