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과정이 수행”…‘발우’에 담긴 부처의 뜻
[KBS 춘천] [앵커]
오늘(19일) 춘천에선 사찰 음식의 명장 정관 스님의 요리 시연회가 열렸습니다.
급한 한끼가 익숙한 현대인에게 자연의 재료를 다듬고 끓여내는 평범한 과정에도 수행과 깨달음이 있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임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애기단풍과 코스모스 등 알록달록한 가을꽃이 조리대 한 편에 놓였습니다.
불가에서 수행자를 지도할 때 쓰는 '죽비' 소리를 시작으로 요리가 시작됩니다.
세계적인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이 요리 과정 하나하나를 선보입니다.
고소한 참기름과 조청에 버무려진 버섯, 두부와 곁들인 오이무침까지...
인공 조미료 없이 오롯이 자연 재료들로만 맛과 향을 냅니다.
[정관 스님/백양사 천진암 주지 : "자기 인간 회복성을 찾고자 합니다. 소통하고 공유하는데 이 사찰음식이 그 대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빨리 만들어, 빨리 먹는 패스트푸드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 거친 식재료를 다듬고, 끓이고, 익기를 기다려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불가의 수행과 닮아 있습니다.
[김광자/요리시연 참가자 : "사찰음식을 접하게 되고 또 먹어보고 해서 배운 것도 많고 나도 해보려고요. 한 20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오대산 월정사 한암 스님이 쓰던 밥그릇, '발우'가 전시돼 있습니다.
생전에 입던 가사가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한국 불교계의 큰 어른인 한암 스님.
일상 속 발우가 곧 부처의 깨달음을 뜻하는 만큼, 요리로 수행하는 정관 스님의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김순옥/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제자들에게 뜻과 자리를 물려주실 때 가사와 발우를 물려주시는 전통이, '음식이 수양이다'라고 하는 정관 스님의 뜻과 박물관 전시가 결을 같이 하기 때문에..."]
평범하고 소박한 한 끼에서 배우는 부처의 가르침이 깊어가는 가을 많은 이들에게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임서영 기자 (mercy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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