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로 샴푸" "박민 김영란법 위반"···쟁점이슈 두고 여야 '격돌'
19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국감)에서 정쟁 이슈가 쏟아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박민 KBS 사장 후보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과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의혹과 전현희 전 국감위원장에 대한 표적 수사, 해병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등이 다뤄졌다.
윤 의원은 "제가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갖고 나왔다. 2개 합쳐서 8만3000원쯤된다. (PPT 속 메시지를 가리키며) '청담 나와서 구입했습니다'(라고 적혀있다)며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것을 사기 위해 (다녀왔다는 뜻이다). 그러면 2세트, 3세트 사면 될 것 아닌가, 한 번에 이것 딱 한 세트만 본인 개인카드로 샀다. 2시간 걸려 사오고 또 떨어지면 청담동 가고. 본인카드로 결제한 다음 본인 계좌로 경기도에서 입금했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실에서 파악한 이재명 전 도지사의 집 근처 음식점에서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만 최소 31건에 달한다"며 "한마디로 경기도에서 정책을 펼치기 위한 예산이 도지사 부부 생활비로 쓰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정권이 바뀌면 정권 입맛에 맞게 조사를 잘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는 아니다"라며 "법인카드를 4만원, 3만원 썼다 이런 건, 정말 권익위가 뭘 해야 하는지부터, 또는 정권에 맞춰 어떤 것은 빨리 하고 어떤 것은 천천히 하고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쟁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박민 KBS 사장 후보의 김영란법 위반 의혹을 지적하는 한편, 권익위가 남영진 전 KBS 이사장과 정민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해서는 조사는 빠르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는 2021년 4월부터 3개월간 일본계 아웃소싱 회사에서 고문직을 맡아 자문료로 한 달에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을 받았다"며 "그런데 몇 시간 자문했는지 물으니 주 1회 만찬, 오찬 등을 겸해 심각할 때는 한 3시간도 했지만 30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상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 언론사 편집국장을 끝내고 휴직한 기간 중에 한 것(이라고 한다)"며 "청탁금지법 (대상이 되는) 공직자 등에는 휴직자도 포함이 되는 걸로 안다. 또 (박 후보 관련) 국회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는 2021년 4월~2023년 6월까지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일단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권익위 핑계를 댄다. 2021년 당시 유권해석을 의뢰해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근거를 대라 했더니 전화상담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익위에 확인해 봤더니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자료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당시 문화일보 논설위원 월급은 670만원인데 이 분이 (자문하면서) 500만원, 월급에 필적하는 돈을 받은 것"이라며 "이 정도면 (수수금지 금품 등 예외사유인)정당한 권원이라 볼 수 없다. 권익위는 이같은 경우에 대해 정당한 권원이 뭔지 아무 규정을 갖고 있지 않아 크게 길을 열워줬다고 생각하나.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정민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심의위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결정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한 청탁금지법 신고 접수가 (권익위에) 7월13일 목요일 되고 그 다음주 월요일 바로 현장조사에 착수한다. 토~일 빼면 이틀 새 고소인 조사도 다 하고 증거도 다 준비해 왔다"며 "8월14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해임건의안이 의결되고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해 해임 된다. 정민영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해촉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신고접수에서 해촉까지 열흘 걸렸다"고 말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은 "안타까운 게 뭐냐면 이번 정부 들어 언론 장악와 언론 통제라는 것을 굉장히 많이 한다"며 "현재 KBS 사장 해임과 임명 관련, 가장 단초적인 역할을 권익위에서 시작된다. 부정하든 부정하지 않든 권익위가 이용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8월 국방부에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정식을 요청했다"며 "국방부가 권익위에 (수사심의위원을) 요청했고 권익위도 추천했다. 8월25일 회의가 끝나자마자 언론에 권익위 소속 위원이 불참했다는 기사가 났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불참 사실을 언제 알았나, 사무처장으로부터 보고 안받았나, 박정훈 대령이 8월11일 기자회견을 할 정도로 관심이 중대한 사건이었다"며 "(불참 이유를 알아보니) 아파서 못 간게 아니고 (권익위) 다른 일을 해야돼 못 갔다는 것이다. 국방부에서 회의 열릴 예상 날짜를 안내하며 가능한 분을 위촉해달라 했었다"라고 했다.
또 위원을 추천한 정승윤 부위원장이 "가장 공정하고 일 잘한 두분을 추천했을 뿐 가라 마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위촉식만 있는 줄 알았고 수사심의위회의가 있는 줄 몰랐다. 알았다면 알았다고 하지 왜 거짓말하겠나"라고 하자 민 의원은 "대단히 중요한 일인데 믿음을 저버린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해 이뤄졌던 감사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을 대상으로 "올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위원이 김진욱 공수처장을 대상으로 질의했는데 '기조실장이란 분이 공익신고자로 돼 있다'고 하니 김 처장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며 "감사원에 제보한 게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아니다"라며 "저는 저 자료를 모른다. 저는 작년 국감때와 답변이 같다"라고 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지난해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내부 제보에 따라 시작됐다고 주장했고 임윤주 권익위 기획조정실장이 제보자로 지목됐다. 또 전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초유의 감사원 사퇴압박 표적감사의 대상이 됐다"고 밝혔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도 "제보자가 임 실장이란 부분에 대해 계속 얘기가 된다"며 "법사위에서도 얘기가 계속나온다. (말이 서로 다르니) 국회에서도 허위 증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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