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꿈을 찾는 1년의 항해…'오디세이학교'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우리나라 학생들은 보통 초중고 12년을 숨 가쁘게 시험과 입시에 몰입합니다.
이렇다 보면 정작 꿈과 미래를 탐색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죠.
틀에 박힌 교육과정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오디세이학교의 신지영 교감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이 오디세이학교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네, 저희 오디세이학교는 삶의 의미와 방향 찾기를 비전으로 고등학교 1학년 동안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배움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학교 안팎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입니다.
서구에서는 '갭이어(Gap year)'라고 해서 1년 동안 학생들이 자유롭게 진로 탐색을 할 수 있게 하는데 대표적으로 덴마크에 있는 에프터스콜레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기 1년 동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하면서 미래를 탐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17살 전후 사춘기 시기에 다양한 경험과 도전의 시간을 선물로 주는 것이죠.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모델로 해서 2015년 한국형 에프터스콜레인 오디세이학교를 시작하였고 현재 오디세이, 민들레, 꿈틀 하자 혁신파크, 이룸 이렇게 5개의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2015년에 처음 시작되고 2018년에는 정식 개교를 했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오디세이를 처음 시작할 때는 공교육에서 일반 교과를 넘어 자신과 세상을 탐색하고 이렇게 연결해 보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본 모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과정을 오랫동안 고민하고 운영해 온 대안교육기관과 공교육의 교사들이 함께 협력해서 공교육의 우수한 수업 역량 그리고 대안교육기관의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결합해 가면서 오디세이 교육 목표에 맞는 교육과정 그리고 이것을 운영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과 학교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갔습니다.
오디세이학교가 한국 공교육 제도에는 사실 없었던 시도라서 뜻은 좋지만 실제로 가능할까? 이런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학생들이 1년 동안의 오디세이 교육을 마치고 다시 일반 학교로 돌아가서 학교생활을 잘하고 또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디세이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학교 현장에서 많이 늘어났습니다.
또 이제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시는 많은 분들이 학교를 방문하고 있고 오디세이를 모델로 한 학교를 세우려는 타 지역의 교육청이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단단하게 삶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졸업생들 그리고 새로운 교육에 대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그동안 오디세이의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일반적인 학교에서 1년 정도 벗어나서 이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보는 과정인데요.
이 오디세이학교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까요?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네 저희 오디세이학교에서는 고1 필수교과를 배우고요.
이외에도 글쓰기와 책 만들기, 자치활동, 여행, 멘토 특강 또 프로젝트 활동 또 이뿐만 아니라 세상을 직접 체험하고 삶의 현장을 찾아보는 인턴십 그리고 몸을 움직이고 예술 감각을 키우는 문화예술 활동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해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다양한 배움을 펼쳐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로 꿈을 이룬 사람을 찾아서 한예종에 가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요.
독립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이 진지하게 자립에 대해 고민하면서 섬에 가서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저도 지난주에 교육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과 일본의 서머힐이라고 불리는 키노쿠니 학교에 다녀왔는데요.
오사카 대학의 전 교수님이 설립하셨기 때문에 그분을 멘토로 이야기를 나누고 키노쿠니 학생들과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서로 소개하고 청소년기의 불안과 해결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상당히 흥미로운 활동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1년 동안 오디세이학교를 다닌 뒤에는 어떻게 됩니까?
원래 학교로 돌아갑니까?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네, 오디세이학교에는 일반고 1학년에 배정받은 학생들이 올 수 있고요.
오디세이에서 1년간 지난 후에는 다시 일반고 2학년으로 돌아가거나 1학년으로 재입학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 2학년으로 돌아가는데 간혹 이렇게 소수의 학생들이 다시 시작하겠다며 1학년으로 가거나 또 검정고시를 통해서 대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지 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궁금한데요.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저희 학생들은 스스로가 되게 많이 변화됐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항상 함께 계신 선생님들도 변화하지 않는 아이가 없다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저희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뭐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 또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고 싶어서 왔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오고 그래서 각자가 가진 성취도 다릅니다.
그럼에도 공통적인 변화, 전체적인 성장의 방향이 있는데 저희는 그것을 자기주도성의 향상, 표현력의 성장, 삶에 대한 기대의 증가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배움의 주체성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이 해 보고 싶은 일들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해 나가도록 하고 있어서 아이들은 다 자기주도성이 커졌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계속해서 질문하고 생각하게 하고 이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게 하면서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학부모님들이 아이가 오디세이 가고 나서 말이 많아졌다 이런 이야기들을 좀 많이 해 주고 계십니다.
끝으로 이제 다방면의 독서 그리고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서 스스로의 삶이 아주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자신만의 의미와 재미를 가지고 꾸려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진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희 졸업생 중에 한 명이 꿈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는 마법 같은 일련은 라기보다는 사실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자세를 배우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시간이었다라는 글을 썼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삶을 풍성하게 하는 과정일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일반적인 교실에서는 1년 동안 떨어져 있는 거니까요.
부모님들이 걱정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입시 경쟁이 치열한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 오디세이를 선택한다는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님에게 굉장히 우려되는 큰 모험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험난한 입시 경쟁을 뚫고 도착하는 곳이 어디일까?
그리고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 우리 아이에게 충분한 경험과 도전의 기회를 주었을까?
이런 질문도 함께 던져보시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한 학부모님이 수료식 날 저희 선생님들께 돌멩이를 보냈더니 다이아몬드로 선물을 받은 것 같다.
1년 동안 아이가 정말 많이 변화하고 성장했다 이런 감사의 문자를 주셨다고 합니다.
저희 학교에는 또 형이나 누나가 오디세이 출신인 경우가 되게 많은데 저희는 이것을 오디세이를 경험해 보신 학부모님들의 가장 큰 추천사라고 생각합니다.
11월에 저희 학교 설명회가 진행되는데 관심 있는 학부모님들은 학생과 함께 참여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마지막으로 이 오디세이학회의 가장 중점이 되는 이 교육 지향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지영 교감 / 오디세이학교
오디세이학교는 교육원정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선두에 서서 가장 먼저 탐색을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미래 학교이기도 합니다.
저희 학교는 입시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에 중심을 두고 또 정해진 교육과정이 아니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필요로 하는 그런 교육 과정을 제공하면서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의 지향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교육이 공교육에서 또 우리 사회 문화 속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다른 학교 또 여러 기관과 함께 적극 공유하면서 계속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오디세이학교의 의미 있는 실험에 박수를 보내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의 꿈과 미래를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우리 공교육의 틀 안에서도 좀 점점 더 자리를 넓혀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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