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복귀했더니 나가라"…'늦출·빠퇴' 부러운 워킹맘들

【 앵커멘트 】 늦은 출근과 빠른 퇴근, 줄여서 늦출, 빠퇴가 되는 직장은 요즘 애를 키우는 워킹맘에겐 살맛 나는 단어겠죠. 그런데 가뜩이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고 정부가 예산까지 늘리고 하는데, 애를 낳고 육아휴직을 갔다 왔더니 대놓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표선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5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지숙 씨는 오후 4시가 채 되지 않은 조금 이른 퇴근길에 나섭니다.

출퇴근시간과 재택을 선택할 수 있는 육아기 자율근무제 덕분입니다.

(현장음) - "이제 엄마랑 맛있는 저녁 먹으러 가자!"

육아 부담에 퇴사 면담까지 진행했었지만, 이젠 마음이 놓입니다.

▶ 인터뷰 : 김지숙 / LG디스플레이 소형종합공정기획팀 책임 - "(아이가) 엄마가 일찍 오니까 너무 좋아 사랑해 그렇게 얘기를 해줘서 너무 기뻤고…."

8살 아이 아빠 김동현 씨에게도 아이와 함께하는 아침 1시간은 소중합니다.

▶ 인터뷰 : 김동현 / KT알파 기업문화팀 과장 - "1시간을 줄여서 근무한다고 해도 회사의 어떤 퍼포먼스에 전혀 지장이 없고…."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법적으로 만 8살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주당 35시간 미만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든 육아 단축 근무를, 대기업들은 나아가 육아 자율 근무로 확대하는 추세인 겁니다."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육아휴직조차 눈치를 보는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A 씨 / 전 중소기업 근무 - "(회사에서)"너 얼마큼 쓸 건데, 그럼 너 없으면 누가 일할 건데"라고…."

심지어 법정 휴가 반의반도 채우지 못하고 복직했지만, 사실상 퇴사 종용을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전 중소기업 근무 - "(회사에서)"안 왔으면 좋겠다"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라도 좀 하면서 생계를…"

은근한 퇴사 종용에 사직서를 쓰면, 부당해고 입증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서룡 / 노무사 - "회사가 주는 서류에 함부로 서명하거나 사인하지 마시고… 부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꼭 모으시고…."

정부는 육아 단축근무 대상과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있는 제도조차 지켜지지 않고 복직 후는 더 암울한 게 현실입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김현우 기자, 김태형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송지수,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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