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소통 강조한 尹… "민생현장 더 파고들겠다"

김미경 2023. 10.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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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서 당부
참모들 국민 목소리 청취 지시
국정운영 기조 전환 의도인 듯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분수정원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용산어린이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참모들에게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 특히 "나도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충북대학교에서 주재한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 전후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이같은 당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당 참패 이후 당에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요구한 데 이어 '국민은 늘 옳다', '저와 내각이 반성하겠다'고 몸을 낮췄던 윤 대통령이 민생을 앞세워 소통방식과 인사 스타일에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대통령은 18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선 참패의 이유를 국민이나 야당에서 찾을 게 아니라 민생을 더 챙기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윤 대통령은 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하고 '지금 어려운 국민들, 좌절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국민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윤 대통령은 당정 간의 정책 소통을 더 긴밀히 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반성'과 '소통'을 여러번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통합위원회와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당과 부처에 국민통합위의 1년 성과 보고서를 잘 살피고 수용할 것을 권하면서 "'수십 년 관료 생활을 한 내가 더 전문가이니까 외부에서 가타부타 안 해도 내가 다 안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국민통합을 하기 어렵다"며 "통합위 활동과 정책 제언들은 저에게도 많은 통찰을 줬다. 이것들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 저와 내각이 돌이켜보고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저보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많이 반성하고 더 소통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동안 '마이웨이'식 인사와 소통, 지나친 이념 중심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민생과 소통에 무게를 두고 국정운영 기조를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인한 인사 검증 논란에 이은 보선 참패 여파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에 힘이 실리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변화와 소통, 현장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앞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민생 정책 등 일명 '따뜻한 경제' 일정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참모들에게 현장에서 국민 목소리를 들으라고 한 것은 국민들의 현실을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낀 실상을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정운영에도 반영하게 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전문가와 교수, 기업인 의 이야기를 주로 들었는데 주부와 청년, 어르신 등 현장에서 정책 수요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가급적 대통령이 국민의 삶의 현장에 더 가까이 들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하면서 야당과의 소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까지 확대해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를 찾아갔을 때 야당과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국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던 걸로 알고 있다. 윤 대통령이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원내대표단과 만남을 제안했으나 그 당시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당시 시도에 그치지 않고 윤 대통령이 앞으로도 여러 각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듣게 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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