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실업률 3.6%로 0.1%p 하락…"금리인상에도 노동시장 견고"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가 작년부터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지만 최근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현지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시드니 시내 도심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촬영.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19일 호주통계청(ABS) 자료를 인용, 지난 9월 실업률이 3.6%로 전월 3.7%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취업자 중에서 더 많은 노동 시간을 원하는 비율인 불완전고용률 역시 6.5%에서 6.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3만9천800개 줄었지만, 파트타임 일자리가 4만6천500개 늘어나 실업률 하락세를 이끌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작년 5월부터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1%에서 4.1%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렸으나, 노동시장의 견고함은 어느 정도 유지된 셈이다.

ABS의 케이트 램 노동통계국장은 "이번 실업률 하락의 원인은 신규 고용 때문이 아니라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실업자가 늘어난 탓"이라면서도 "노동시장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고 강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 뱅크의 애덤 보이톤 국내경제국장은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동시에 정규 고용·노동시간·노동참여율이 감소한 것은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면서 "이번 고용 수치가 RBA의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만큼 내주에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라 11월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 결과 고물가가 잡힐 조짐을 보이자 RBA는 지난 7월부터 4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유가가 급등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로 인해 RBA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셸 불럭 RBA 총재는 전날 "노동시장의 강세가 꺾이는 조짐이 있으나 아직은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호주인들은 금리가 더 올라가는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지 금융시장은 오는 11월과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RBA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각각 25%와 50%로 예상하고 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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