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까마귀가 전선 쪼아…부산 전력반도체단지 또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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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교통사고와 차단막 설치 공사로 세 차례 정전이 발생했던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국제신문 지난 6월 15일 자 1면 등 보도)에서 이번에는 까마귀가 전선을 쪼아 전력 공급이 끊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시 관계자는 "기장군에 많은 산단이 있는데 유독 전력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의과학산단에서 예상치 못한 정전이 계속돼 난감하다"며 "20일 입주 기업, 기장군, 한전, 시가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거쳐 오는 26일께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주관하는 토의를 진행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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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먹통·생산품 폐기 피해 ‘눈덩이’
산단 입주기업, 참다못해 이탈 조짐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교통사고와 차단막 설치 공사로 세 차례 정전이 발생했던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국제신문 지난 6월 15일 자 1면 등 보도)에서 이번에는 까마귀가 전선을 쪼아 전력 공급이 끊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산단은 지난 7월 전력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정전에 매우 민감한 전력반도체를 다루는데도 1년여 만에 각종 원인으로 네 차례나 정전돼 기업들이 이탈 조짐까지 보인다.
한국전력 기장지사는 19일 낮 12시18분 의과학산단 내 채석장에 설치된 전신주에서 까마귀가 전선을 지지하는 ‘피뢰기’를 쪼아 1분30초가량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채석장은 애초 국제신문이 분진·소음 등의 문제를 지적했던 곳이다. 이날 정전은 채석장 측이 한전으로부터 임시 전기를 빌려 쓰면서 전신주를 놓은 게 화근이 돼 발생했다. 의과학산단은 전체 전선의 지중화가 이뤄졌다. 그런데 채석장에서 임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지상에 10여 개 전신주를 설치하고 전선을 노출시키는 바람에 까마귀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원래 전신주 쪽에 흐르는 전기는 없다. 이에 인근 전력반도체 기업의 개폐기에서 전기를 끌어온다. 이 때문에 전신주에서 시작된 정전이 의과학산단 입주 기업으로 확산됐다. 한전 기장지사 관계자는 “채석장 측이 민간 전기업체를 통해 전신주와 전선을 설치했다. 한전은 인근 개폐기에서 단자만 연결해줬다”고 했다.
이날 정전으로 또 전력반도체 설비가 먹통이 된 A사 대표는 “이제는 하도 자주 정전이 돼 놀랍지도 않다”며 “전기가 끊기면 설비 자체의 피해도 크지만, 정전 사실이 소문나면 거래처에서도 품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이중고를 겪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전용 선로를 까는 것이 최선이지만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 이마저도 쉽지 않고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로는 전력반도체의 파워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했다.
산단 입주 기업 B사 대표 역시 “정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과도할 정도로 반복돼 회사를 운영하기가 너무 힘들다. 여기에 오래 못 있을 것 같다”며 공장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부산시는 이달 초 수도권 전력반도체 기업을 유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정작 열악한 특화단지 인프라 개선 대책은 찾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시 관계자는 “기장군에 많은 산단이 있는데 유독 전력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의과학산단에서 예상치 못한 정전이 계속돼 난감하다”며 “20일 입주 기업, 기장군, 한전, 시가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거쳐 오는 26일께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주관하는 토의를 진행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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