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넷옆웨', 마냥 웃고 넘길 수 없는 토종OTT의 절박함

박소희 2023. 10.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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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웨이브의 '넷플릭스 따라하기'가 노골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OTT 서비스·콘텐츠 이용행태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 OTT 이용률은 넷플릭스 54.9%, 티빙 16.9%, 쿠팡플레이 15%, 웨이브 11.8%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 이용률을 모두 합쳐도 넷플릭스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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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기자수첩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웨이브의 '넷플릭스 따라하기'가 노골적이다. 대놓고 따라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웨이브는 '요즘 넷플 말고 뭐봄?',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캠페인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누가 봐도 넷플릭스의 '요즘 넷플 뭐봄'를 차용한 것이다.

홍대·이태원·여의도 등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마케팅을 한 덕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러자 'OO 말고 뭐봄?'이라는 문장 형태를 '밈(meme)'으로 활용하며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는 경영학에서 흔히 말하는 '1등과 싸워라'의 일환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7~8일 열린 제1회 국제 OTT 시상식에서 웨이브를 홍보하는 'MZ세대' 대학생들이 고유색인 파란색 옷을 착용하고 파란색 깃발을 흔들며 눈길을 끌었다. 그것도 넷플릭스가 운영하는 카페 부스 바로 옆에서다.

웨이브의 넷플릭스 따라하기가 화제를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 SNS에서 '넷옆웨(넷플릭스 옆 웨이브)'라는 신조어가 나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웨이브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비판과 "오히려 재밌다"는 옹호다. 물론 웨이브의 속내는 여기에 더 가깝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뭘 못하겠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생존 절벽에 놓였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디즈니+)등 글로벌 OTT의 위세에 기를 못 펴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3년간 영업손실이 각각 169억원, 558억원, 1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웨이브와 합병설이 꾸준히 나오는 티빙도 지난 3년간 61억원, 762억원, 1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계정공유 금지'라는 강수를 둔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전세계에서 8760만명의 가입자가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도 2억4715만명으로 1년 전보다 10.8% 늘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OTT 서비스·콘텐츠 이용행태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 OTT 이용률은 넷플릭스 54.9%, 티빙 16.9%, 쿠팡플레이 15%, 웨이브 11.8%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 이용률을 모두 합쳐도 넷플릭스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회에서도 국내 OTT 사업자들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문체위 소속 김승수 의원(국민의힘)과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토종 OTT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승 왓챠 이사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OTT는 국내 망비용이나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호소했다.

그런 점에서 웨이브의 넷플릭스 따라하기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만큼 지금 토종 OTT 업계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더 늦기 전에 정부도 대책을 서둘러주길 바란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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