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59조 세수 오차 송구…방만하게 늘린 R&D 예산 재조정"(종합)
양평고속도로 의혹에는 국회 중심의 '제3자 검증위' 제안
(세종=뉴스1) 최현만 이철 한상희 손승환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9조원 규모의 세수 추계 오차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경제가 연말이나 내년으로 갈수록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은 그간 방만하게 예산을 늘려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줄인 이유를 놓고는 그간 잦은 사업계획 규모 변경 등 시비가 있었기 때문에 적정성 검토를 먼저 하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의 잦은 해외순방에 대해서는 경제·외교·안보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라고 방어했으며 양평고속도로 의혹에는 예비비를 댈 테니 제3자 검증위원회에서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경제 연말·내년에 나아질 것…세수추계 오차 송구스럽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59조1000억원 세수오차의 책임을 묻는 지적이 이어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성장률 1.4% (전망)을 얘기하는데 서민들의 경제상황을 반영해서 보면 참담한 성적표"라며 "경제 대책이 전무한 정부가 윤석열 정부"라고 꼬집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 역시 "석유파동, 금융위기, 외환위기, 코로나19 사태 등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률이 1%대라는 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정부가 위기감이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몇 개월이 지나면서 세계 경제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외부 탓하냐, 또 전 정부 탓하냐고 말씀을 주시는 데 객관적인 상황이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에 0.9%, 3분기에 1% 초반, 그 다음 4분기에는 특별한 이스라엘 등 외생 충격이 없다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간다"며 "현재 나타나는 여러가지 경제지표가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인 1.4%가 되려면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평균 1.8%가 돼야 하고 4분기에는 최소한 2% 안팎의 성장이 돼야 한다"며 "또 내년에 (IMF가 전망하는) 2.2% 경제 성장률은 규모 있는 1조달러 이상의 경제 국가 중에는 최고의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2019년부터 세수추계 태스크포스(TF)가 있어서 조세재정연구원이나 국토연구원의 자료를 가지고 세수추계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목별 오차가 계속 커지고 있고, 3년 연속 큰 폭의 세수 오차가 나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추 부총리는 "국민들께 그리고 위원분들께 송구스럽다"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며 "적극적으로 민간 전문가를 대폭 더 참여시키는 방안, 국회 예산정책처와 협업을 확대·강화하는 방안,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방안 등 개선 방안을 적극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D 예산 삭감 놓고 공방…"망신스러운 수준" vs "그간 방만하게 늘려"
대폭 삭감된 R&D 예산을 놓고 공방도 이어졌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 모두가 R&D 투자 늘리면서 치열한 기술 경쟁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보기에도 정말 신기한 일"이라며 "망신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부도 위기였던 IMF 때도 줄이지 않았던 R&D 예산인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된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에 어떻게 국무위원들이 모두 입을 닫고 R&D 대규모 삭감이 결정됐는지 저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우리 과학기술 (R&D)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오는 데 11년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오는 데 단 3년 걸렸다"며 "너무 방만하게, 빨리 늘렸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회에서도 벌써 수년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며 "특히 부처 칸막이, 과제 파편화, R&D 성과, 단기 현안과제에 과도한 투자 등을 여야 의원들이 많이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눠먹기식, 뿌리기식, 그리고 폐쇄적이고 분절적인 분야의 예산은 한 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적인 R&D를 늘리자는 정신으로 이번에 재조정을 했다"고 말했다.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이 78%나 삭감된 것을 놓고도 민주당 의원의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30년 이상 계속되는 새만금 예산을 왜 이렇게 갑자기 대규모로 삭감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새만금 사업은 말씀드린 대로 그동안 잦은 사업계획 규모 변경, 관할권 문제 등에 관한 시비가 있었기 때문에 차제에 그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제대로 된 국가 미래 그리고 전북 경제 발전이 도움 되는 계획을 수립해서 차질 없이 가자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재검토하라고 해서 직접 지시한 게 맞느냐는 양 의원의 질의에는 "대통령과의 대화를 이 자리에서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예산편성의 1차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민자 유치나 입주 기업과 관련된 필수 소요 예산은 반영을 했는데 저희가 소통을 하면서 정말 불가피한 소요나 시급한 소요가 있는지 살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해외순방에 "국가 발전 위한 것" 방어…양평고속도로 의혹에는 "제3자 검증위"
이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순방비 예산을 329억원을 늘렸다며 "기재부에서 (예산을 늘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역대 대통령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해외 순방을 많이 했다"며 "국가 정상외교를 통해서 외교관계를 돈독히 하고 경제외교를 해서 대한민국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내외분이 해외에 가서 경제·외교·안보의 물꼬를 트는 걸 가지고 물론 말씀하시는 위원님은 속이 시원하실지 모르지만 듣는 저도 외교 현장에 같이 수행도 하지만, 정말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는 건 저도 굉장히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의혹을 놓고는 "우리가 왜 자꾸 불필요한 논쟁을 해야 하냐"며 "국회가 중심이 된 제3자 검증위원회를 통해서 전문가들이 한 번 (검증을)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필요하면 예비비를 동원해서라도 검증을 하자"며 "어느 노선이 최적인지, 양평군민이 가장 편리하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고 교통 혼잡도도 줄일 수 있는 그런 대안으로 접근을 하면 되는데 자꾸 왜 소모적인 얘기를 수없이 많은 데이터나 법률관계를 가지고 (하는지)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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