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고, 열고, 보기도 힘들다…'초고령화 사회' 앞두고 노인 되어보니 [보니보니]
가보니 해보니 들어보니, 그래서 보니보니. 오늘(19일)도 뉴스5후의 살림꾼 정희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보니를 준비했습니까?
[기자]
오늘은 '되어보니'입니다. 오늘은 노인이 되어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한노인회에서 운영하는 노인 생애 체험센터에 다녀왔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년 뒤인 2025년,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고 합니다. 20%, 그러니까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된다는 건데요. 이뿐만 아니라 2070년에는 인구 절반가량이 노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종 정책과 대비도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어울려 사는 이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공감이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앵커]
세대 갈등도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특히 '되어보니'가 필요하겠네요.
[기자]
맞아요. 당장 내가 겪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힘들잖아요. 간접적으로나마 그 입장이 되어보고 왔습니다.
[앵커]
바로 영상 보시죠.
+++
[앵커]
80대 어르신이 되어 본 정보니, 곡소리가 절로 납니다. 이래저래 행동에 제약이 많아 보였고, 마지막에는 팔이 너무 아파 보이는데 뭘 하려고 했던 건가요?
[기자]
머리를 묶어야 하는데, 구속 도구가 관절을 너무 누르니까 아파서 못 묶겠더라고요. 이 외에도 몸은 무겁고 눈은 안 보이고 촉감도 둔해지고… 불편하고 당황스럽고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들었어요.
[앵커]
우리 누구나 나이를 먹잖아요. 모두가 언젠가는 겪어야 할 기분일 거예요.
아까 체험센터에 다녀온 분들이 벽에 포스트잇 메모를 붙인 내용도 봤는데, 찡했습니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고 타박해서 미안하다"라고… 저렇게 체험을 하고 나면 그제서야 우리 부모님이,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래서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셨구나, 하고 이해하게 될 것 같네요.
[기자]
저도 현장에서 저 메시지를 보고 울컥 눈물이 났어요. 저희 부모님도 슬슬 노화가 오면서 제가 이해를 못 하고 그러면 "네가 내 나이 되어봐!"라는 소리를 자주 하셨는데… 왜 그러셨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더라고요.
[앵커]
역시 진짜 공감이란 건 그 입장이 되어봐야 하는 건가 봐요.
[기자]
저 체험의 의미는 '사실 노인은 이렇게 힘들어! 그러니까 너네도 느껴봐!'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에 있습니다. 사실 어르신들은 보통은 그냥 참고 사시잖아요. 자식들한테 피해준다고 말도 잘 안 하고… 그런데 가족 구성원이 먼저 이해를 하면 정말 사소한 것부터 바꿔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앵커]
어떤 게 있을까요, 사소한 일상 속에? 저도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기자]
일단 생수통이요. 제가 체험을 하면서 2리터짜리 생수통을 들어봤는데, 금방이라도 떨어뜨릴 것 같더라고요. 보통은 2리터짜리가 저렴하니까 별생각 없이 6개들이, 묶음으로 사곤 하죠. 그래서 어르신 집에는 500ml 생수를 사다 드리는 게 좋겠더라고요. 더 나아가서는 화장실에서 용변 보실 때 좀 더 편하게 앉았다가 일어날 수 있는 보조기라던가… 이런 고령 친화 용품들에 대한 고민도 해보게 됐습니다.
[앵커]
사소하지만 작은 아이디어가 모이면 우리 사회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거니까요.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3대 보니, 정보니의 마지막 날이었네요.
[기자]
보니보니가 되어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더욱 뛰어난 4대 보니도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보니보니 코너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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