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하드 오폭 증거’ 제시…아랍 “과거에도 잔혹 행위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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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에 육박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알아흘리 아랍 병원(아랍인민병원) 참사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여러 '군사적 증거'를 제시하며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성전)'가 저지른 오폭의 결과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각) 오전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에 따른 알아흘리 병원 오폭'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참사 책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하나인 이슬람 지하드에 있다는 '5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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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에 육박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알아흘리 아랍 병원(아랍인민병원) 참사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여러 ‘군사적 증거’를 제시하며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성전)’가 저지른 오폭의 결과라고 거듭 주장했다. 아랍에선 이스라엘이 이전에도 팔레스타인에서 잔혹 행위를 저지르고도 ‘책임 떠넘기기’를 해온 전력을 거론하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각) 오전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에 따른 알아흘리 병원 오폭’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참사 책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하나인 이슬람 지하드에 있다는 ‘5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먼저 이들이 제시한 이스라엘공군(IAF)의 동영상 분석 자료를 보면, 참사 직전 지중해와 가까운 병원 남서쪽 해안 지역에서 10여발의 로켓이 발사되고, 이와 거의 같은 시각에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소장)은 브리핑에서 “병원 남서쪽으로 수십㎞ 떨어진 한 공동묘지에서 이슬람 지하드가 로켓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로켓 10여발이 병원 상공을 가로지르며 이스라엘 쪽으로 날아가는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들은 나아가 사고 현장 주변 항공 영상을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며 로켓의 탄착 지점에 이스라엘군 공대지미사일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7~19m 규모 분화구 탄착흔이 없다고 밝혔다. 또 병원 건물엔 직접 피해가 없고, 외부 주차장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관여된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사고 직후 하마스 요원들이 “병원에 떨어진 (로켓이) 이슬람 지하드의 것”이라고 말하는 도청 음성 파일과 7일 이후 가자지구 안에서 발생한 200여발의 로켓 오폭 지점을 찍은 그래픽 등도 제시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모든 정보를 교차 확인했다”며 “육해공을 막론하고 병원에 이스라엘군의 포격이 없었다”고 결론 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가 저스틴 브롱크의 말을 따 “(공습 흔적을 분석했을 때) 이스라엘이 쓰는 정밀유도폭탄(JDAM)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8일 “가자지구의 테러 단체가 로켓을 잘못 발사해 벌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아랍 언론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과거에도 잔혹 행위를 저지른 뒤 이를 부인하는 행위를 반복해왔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하는 알자지라 보도가 눈에 띈다.
무함마드 하마스 마스리 카타르 도하대학원 교수는 “이스라엘은 인권 잔학 행위를 저지른 뒤 일단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팔레스타인의 범죄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 다음 (객관적 사실이) 증명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에 해당하는 예로 2022년 서안지구 취재 도중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망한 알자지라의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사건, 2003년 팔레스타인 불법 철거를 제지하던 미국인 학생 레이철 코리 사망 사건, 2000년 2차 인티파다 당시 12살 소년 무함마드 두라가 이스라엘 저격수 총에 맞아 숨진 사건 등을 꼽았다.
마스리 교수는 “이스라엘은 잘못된 행위가 밝혀지면 책임을 인정하지만, 그땐 이미 세계의 관심이 다른 문제로 옮겨간 뒤”라고 말했다. 오폭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이슬람 지하드의 다우드 시하브 대변인은 전날 로이터 통신에 “거짓말이자 날조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감추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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