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성장률 역전" vs "내년 성장률 韓이 최고"…경제 성적표 공방
여야가 19일 기획재정부(기재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국정감사(국감)에서 R&D(연구·개발)·새만금 예산 삭감, 경제성장률, 고물가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야당은 "윤석열정부 1년 반도 안 돼서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GDP(국내총생산)이 1조달러(약 1358조원) 이상 되는 11개국 중에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우리가 제일 높다"고 맞받았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경제·재정)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1.4%도 달성하기 어렵다. 이유가 어떠하든 물가가 올라가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출범) 1년 반도 안 돼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있는 것을 알긴 아냐"고 말했다.
또 양 의원은 "미일 편향 외교가 미국종속 외교로 치달아서 경제가 파탄하고 민간소비는 줄고 수출은 감소했다"며 "지금 (무역수지가) 흑자나고 있고 하지만 수입 감소 때문이라 불황형 흑자다"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상저하고(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음)로 간다고 하지만 IMF(국제통화기금)가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외식물가 등은 상승하고 있다"며 "건전재정을 한다면서 R&D, 지방 재정, 교육, 청년,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줄였는데 대통령 순방 예산은 늘렸다"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며 "대외변수를 말하던데 주요국 성장률 전망이 상향될 때도 우리만 꾸준히 하향됐다. 일본에 25년 만에 성장률이 역전됐고 1인당 GDP는 대만에도 역전됐다"고 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GDP가 1조달러 넘는 선진국 11개국 중 올해는 (한국) 성장률이 5~6등 수준밖에 안 되나 내년에는 11개국 중에서는 우리가 제일 높은 숫자를 확인했다"며 "성장에 대한 것도 희망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흠집내면 자해행위"라며 "(야당이) 우리 경제 폭망한다는 보고서도 내고 있다. 일일히 반박은 안하겠는데 전직 대통령도 가세해 (안타깝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일본이 2% 성장하고 금년에 우리나라가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본은 코로나19(COVID-19) 때 성장 감소 폭이 컸고 회복과정에서 소폭 오르는 것"이라며 "우리는 (2019년 대비) 7~8% 올라와 있지 않나"고 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R&D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인 것도 논란이 됐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네이처지에 30년 만에 우리나라 국가 R&D 투자가 대규모로 삭감됐다 그런 보도가 났다"며 "전세계 모두가 R&D 투자 늘리면서 치열한 기술경쟁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보기에도 신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부도 위기라고 하는 IMF 때도 줄이지 않았던 R&D 예산인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된 것"이라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R&D 비효율은 개선해야 하지만 방법이 문제"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연구 혁신을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정책방향을 정했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어느 부분에 삭감을 해야하는지 정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송 의원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R&D 예산이 21% 정도 늘었는데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왔다는 평가를 들었다"며 "그런데 문재인정부 5년간 무려 53%, 10조원이 늘었는데 R&D가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고 경쟁력을 키웠다고 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가 포인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 많은 R&D 예산 중 쓰지 못하고 쌓아둔 금액만 2조5000억원이다. 제대로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정부 때 R&D 예산들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엉뚱한 데 사용됐다고 하는 내용이 국무조정실 감사 결과 나타난 바가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엄청난) 예산을 받아 갔는데 제대로 된 성과는 없었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R&D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면 누리호 1단계 엔진도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날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하면 (각종 분야에서) 선도하지 않았겠나 아쉽다. R&D 예산이 허투루 쓰인 것은 개선하자"고 했다.
또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새만금 관련 예산이 89% 삭감됐는데 비교대상인 가덕도 신공항, 서산공항은 (예산이) 반영됐다"며 "이걸 지켜 본 전북도민이 어떻겠나. 도민의 상실감과 상처를 생각해봤나"라고 밝혔다.
잼버리 사태 이후 새만금 관련 예산을 별도로 심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예산을 별도로 심의하지 않았나"라며 "왜 새만금만 별도로 했는지, 시기와 장소, 참석자는 누구였는지 밝혀라"고 했다.
장기 경제성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너무 짧은 대응들만 계속한다. 경제정책이 두더지 게임과 같다"며 "작은 정책을 통해 노력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큰 정책 없이 게임의 판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벤트 중심으로 대응하다 보니 구조적 대응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에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 경제가 폭망한다고 하는데, 우리 경제가 폭망하도록 기우제를 지내는 것인가"라며 "재정투입하면 성장률은 확 높아지지만 생산과 공급이 그대로 있다고 하면 (재정 확대보다는)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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