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리그] “나가사끼 짬뽕·리스펙” 장민국의 슬기로운 일본 생활
장민국은 B.리그 나가사키 벨카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나가사키는 지난 시즌 B2.리그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B.리그로 승격됐고, 최근 국가대표 바바 유다이를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B.리그는 보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대부분의 경기를 주말에 편성한다. 장민국은 “주말에 경기를 많이 치르지만 월요일은 휴식을 취한다. 화요일부터는 조금씩 훈련 강도를 높인다. 이동거리가 길면 6시간까지도 걸리는데 한국과 큰 차이는 없다. 시즌 막판이 되면 힘들겠지만, 아직 일정으로 인한 타격은 없다”라고 말했다.
2012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전주 KCC(현 부산 KCC)에 지명된 장민국은 안양 KGC(현 정관장), 서울 삼성을 거치며 9시즌을 소화했다. 피로골절에 따른 수술로 데뷔시즌을 통째로 날렸지만, 이후 올스타로 성장하는 등 슈팅능력을 겸비한 장신 포워드로 통산 348경기를 소화했다.
오프시즌 FA시장에서 러브콜을 보낸 KBL 팀도 있었지만, 장민국은 일본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해외리그에서 도전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다”라는 게 지난 5월 장민국의 포부였다.
장민국은 “아직 정신이 없다. KBL과는 전혀 다르다. B.리그는 외국선수 2명이 함께 뛴다. 팀도 다른 스타일인 만큼,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제일 힘든 건 소통이다. 영어로 대화하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얘기하고 싶어도 안 돼 쉽지 않다. 그래서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팀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생활적인 측면은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 “동료들이 잘 대해주고 GM, 스폰서들도 잘해줘서 적응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장민국의 말이다.
장민국은 이어 “친구들이나 어머니가 일본에 오시면 꼭 나가사키 짬뽕을 대접한다. 맛있더라. 괜히 나가사키 짬뽕이 아니다. ‘집돌이’라 쉬는 날에는 넷플릭스를 보며 휴식을 취한다”라며 웃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일본 프로리그, 대표팀의 경쟁력은 한국에 뒤처졌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판을 키운 B.리그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프리미엄리그 도입을 앞둘 정도로 성장했다. 일본대표팀 역시 최근 열린 월드컵에서 선전을 거듭하며 19위에 올랐다.
장민국 역시 “일본에서의 경험이 나에겐 큰 변환점이 될 것 같다. 외국에서 도전하는 선수들을 보며 대단하는 생각을 해왔는데 내가 직접 경험해보니 더 리스펙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느껴서가 아니라면 굳이 해외에 나갈 필요는 없다.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도전을 권하고 싶다. 분명 농구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도 성장할 것이다. 다양한 나라에서 농구를 하면 국제대회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일본도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게 국제대회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B.리그에서는 장민국 외에 이대성(미카와), 양재민(센다이)도 뛰고 있다. 같은 한국선수라고 모두 친분이 있는 건 아니다.
장민국은 “(이)대성이와 가끔 연락하지만, (양)재민이는 만난 적이 없다. 예전에 운동할 때 한 번 마주친 게 전부여서 친분이 없다. 나는 나이가 있다 보니 먼저 다가가는 게 조심스럽다”라며 웃었다. 이어 “3명 모두 팀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잘 적응해서 부상 없는 시즌을 치르길 바란다”라며 응원의 한마디를 남겼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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