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 신혜선 "불의에 응징하는 판타지 실현해준 영화"

오보람 2023. 10. 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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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마스크를 쓴 누군가가 공터에 모인 남학생 무리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주먹을 날린다.

고양이 마스크의 정체는 전직 프로 권투 선수이자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다.

박진표 감독의 영화 '용감한 시민'을 통해 학폭 가해자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린 배우 신혜선을 19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혜선은 "만약 제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면 불의에 바로 응징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며 "이 영화가 그런 판타지를 실현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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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가해자에 주먹으로 맞서는 교사 역…"통쾌함 느꼈으면"
영화 '용감한 시민' 주연 배우 신혜선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고양이 마스크를 쓴 누군가가 공터에 모인 남학생 무리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주먹을 날린다.

폭력과 따돌림을 주도하며 학교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한수강(이준영 분)은 펀치 세례에 정신을 못 차린다. 고양이 마스크는 이후에도 수강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그를 찾아가 물리적 응징을 가한다.

고양이 마스크의 정체는 전직 프로 권투 선수이자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다. 평소에는 해사한 미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가, 마스크만 쓰면 정의의 사도로 변신한다.

박진표 감독의 영화 '용감한 시민'을 통해 학폭 가해자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린 배우 신혜선을 19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혜선은 "만약 제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면 불의에 바로 응징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며 "이 영화가 그런 판타지를 실현해줬다"고 말했다.

"만약 제가 지금 불의를 본다면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전 시민처럼 싸움도 잘하지 못하고 깡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벌을 받아야 하는 나쁜 사람들을 응징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어요. 이 영화로 그런 용기를 다시 한번 꺼내볼 수 있었죠."

그는 시민을 두고 "심장에 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자신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영화 '용감한 시민' 속 한 장면 [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영화에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신혜선은 "요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영화에서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문제"라면서도 "교권과 학폭에 주안점을 둔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는 분에 따라 학폭 장면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용감한 시민'은 사회적 고발을 하려는 영화가 아니라 판타지물에 가깝습니다. 내 안에 가지고 있던 용기를 꺼내주고 대리만족하게 해주는 거지요. 영화를 보고 통쾌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에게 이런 통쾌함을 주기 위해 신혜선에게는 고통이 따랐다. 건장한 남자들과 대적해야 하는 만큼, 액션 학교에 다니며 수개월간 훈련에 매달렸다. 스스로 몸치라고 고백한 그는 기술 하나를 익히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신혜선은 "여자의 몸으로 운동 잘하는 남자를 이겨야 하는 건데, 어떻게 하면 설득력이 있을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시민이 수강보다 싸움을 잘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잖아요. 상대 배우인 이준영 씨는 제가 열정이 넘쳤다고 하는데, 사실 연습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저는 목표가 있으면 무조건 하는 사람이거든요."

서로 몸을 부딪치며 합을 맞추다 보니 이준영과는 빠르게 친해졌다고 한다. 신혜선의 아버지와 이준영의 외삼촌이 오랜 친구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아예 양가 가족이 인사도 하는 사이가 됐다.

영화 '용감한 시민' 속 한 장면 [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혜선은 올해에만 4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부지런히 팬들과 만나고 있다.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와 '웰컴투 삼달리', 영화 '타겟' 등에서 잇달아 주연했다.

'타겟'으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했고, '용감한 시민'에서는 액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혜선은 "캐릭터나 장르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며 "작품이 잘되고 말고를 떠나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직 제가 어떤 연기를 제일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장르를 하려고 합니다.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네', '이런 느낌도 나네' 하고 계속 연구해나가고 싶습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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