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5% 턱밑…고금리 공포 강타

美10년물 16년만에 최고, 韓·日 채권금리도 연쇄 급등
한은 기준금리 3.5% 또 동결…아시아 증시 동반 급락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미·일 채권금리가 일제히 치솟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10년물 국채는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한국에서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4.93%까지 급등한 뒤 4.91%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도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5.22%까지 올랐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된 데다 이스라엘 전쟁 지원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채권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중국 정부가 미국채를 순매도한 점도 미국채 금리 상승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는 8054억달러로 전월 대비 164억달러 감소해 1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월가 일각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목적으로 미국채를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일본 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전날보다 0.035%포인트 오른 0.84%를 기록했다. 201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도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 대비 0.075%포인트 올라 연고점인 4.362%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도 장중 연고점인 4.108%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일제히 치솟는 바람에 이날 한국은행이 결정한 기준금리 동결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6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미 금리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당분간 증시와 원화값이 약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91%나 내린 3만1430.62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1.74% 하락한 3005.39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증시도 급락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80포인트(1.90%) 떨어진 2415.80으로 마감했다. 하락 종목이 812개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931개)의 87%에 달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4.85포인트(3.07%) 내린 784.04로 거래를 마쳤다.

[안갑성 기자 / 김정환 기자 / 명지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