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축 기조 이어간다…‘영끌족’엔 “금리 1%대 하락 기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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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집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를 내서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혹시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 (이자) 비용 부담이 적을 거란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선 경고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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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가능성엔 “금통위 내부, 긴축 기조 지속 견해 퍼져”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선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1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금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8월에 예측한 물가의 하락 경로보단 속도가 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각각 3.5%와 2.4%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를 통해 해당 수치가 다소 올라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몇 주가 굉장히 중요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결과 등을 다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은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도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조정에 대해선 인하보다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도 했다"고 금통위 분위기를 전했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앞서 언급한 분위기는) 향후 3개월 정도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라면서 "그 이후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거라고 보고 우리 금리도 상당 기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는 좀 더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금통위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통해 집을 사는 이른바 '영끌족'들을 향한 경고 수위는 더욱 올라갔다. 이 총재는 "집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를 내서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혹시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 (이자) 비용 부담이 적을 거란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선 경고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가 금방 조정돼 금융부담이 그렇게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선 "돈을 빌릴 때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1~2% 수준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본인이 이를 잘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지난 8월보다 경고 수위가 한껏 올라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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