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美기지 드론 피습 중동 내 '전선 확대' 우려

서부공군기지서 부상자 발생
하마스·헤즈볼라 연합 가능성

18일(현지시간)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가 잇달아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이후 중동에서 확산 중인 반(反)미·반이스라엘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칫 레바논·예멘 등에서 활동하는 무장정파들이 전면 참전하는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중동, 이집트, 서아시아 등지의 안보를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라크 서부와 북부에 있는 미군기지에 드론 공격 시도가 1건씩 있었다고 밝혔다.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모두 3기다. 이라크 서부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접근하는 드론 2기를 격추했지만, 그중 1기가 폭발하면서 경상자가 발생했다. 기지 장비도 일부 손상됐다. 북부 알하리르 공군기지를 공격하려던 드론 1기는 별다른 피해 없이 격추됐다.

이는 이라크 내 무장단체들의 공격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공격 직후 알아사드 기지를 향한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타슈킬 알와리텐'이라는 조직도 자신들이 알하리르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과 이라크 사이에 휴전 협정이 체결된 뒤 미군을 대상으로 하는 무력 도발을 사실상 중단했던 이라크 무장단체들이 다시 꿈틀대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북부 전선에서 소규모 전투를 벌이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전격 참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벌이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헤즈볼라와 긴밀히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병원 폭발 등 가자지구 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지상 진입을 막기 위해 북부에서 이스라엘과 대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면전에 나서면 확전이 불가피하다. 헤즈볼라와 교류 중인 다른 무장단체도 참전하고, 이스라엘을 위해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커진다.

하마스와 달리 헤즈볼라는 대공 방어망을 갖추고 장거리 미사일·정밀 유도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17일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 말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참전하면 미국 군사력을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최근 백악관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