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4.97% '16년來 최고'···모기지 금리 2000년 이후 가장 높아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10.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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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년 만에 5% 수준에 바짝 다가갔다.

최근 국채 금리의 특징은 2년물 등 단기국채 수익률보다 10년 이상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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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불안 증폭]
전쟁·유가상승·고금리 장기화 등에
10년물 5% 육박···금융위기 후 처음
연준 "잠재적 추가 제약 우려" 촉각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트럭에 연료를 채우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제 호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뒤섞이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글로벌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년 만에 5% 수준에 바짝 다가갔다. 예상 밖의 경제 호조에 전쟁·인플레이션·탈세계화 등 장기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채권금리 상승의 여파가 경제에 어떻게 나타날지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9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5.5bp(1bp=0.01%포인트)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971%까지 치솟았다. 앞서 전날에도 4.916%로 마감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4.9%대를 기록했다.

최근 국채 금리의 특징은 2년물 등 단기국채 수익률보다 10년 이상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날 2년 만기 국채는 5.218%를 기록해 상승 폭이 1bp 이하에 그쳤다. 최근 금리 상승이 장기물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상승 때문이라는 의미다.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 투자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얻는 추가 수익률을 말한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는 “금리를 비롯해 시장의 변동성이나 예상치 못한 변화 등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동의 긴장, 계속되는 파업, 유가 우려 등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기간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다. 고금리 고착화 가능성이 커져 장기 경제 전망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우는 “시장은 이제 거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는 쪽에 가격을 매기고 있다”고 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의 여파는 경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국채 금리 상승으로 나스닥종합지수가 219.44포인트(-1.62%)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모기지뉴스데일리의 일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이날 8.00%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미국 모기지 수요는 얼어붙었다. 이날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와 대출 갈아타기를 포함한 전체 모기지 신청 지수는 10월 둘째 주에 166.9를 기록했다. 199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금의 높은 금리 상황에서 생존할 수 없는 기업들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수년 전 저금리 상황에서 실행된 대출을 현재 고금리로 바꿀 경우 상환 능력을 상실하게 될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는 “십수 년간 중앙은행이 시중금리를 낮추려고 온 힘을 다하던 시기가 갑작스럽게 끝나고 최근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금융 시스템 어디에선가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연준도 채권 수익률 상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에 잠재적인 추가 제약이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하는 데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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