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 소환한 정수빈, “경기 초반부터 다 쏟겠다”

배재흥 기자 2023. 10.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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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연합뉴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과만 놓고 보면 두산의 열세다. KBO가 10개 구단 체제로 변모한 지난 2015년부터 8시즌 동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잡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4위 NC는 이미 1승은 안고, 홈구장 이점도 가져간 채로 2선승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5위 두산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판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의 ‘업셋’을 꿈꾸는 두산의 공격은 2023시즌 ‘도루왕’을 확정한 정수빈(33)이 선봉에서 이끈다. 정수빈은 올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287, 143안타, 3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6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시즌 83%의 성공률로 상대 베이스를 39번 훔쳐 개인 첫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두산표 발야구를 정수빈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수빈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해 같은 경우는 많이 뛰어야 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저 또한 계속 1번 타자로 나가 출루를 많이 하면서 많이 뛰려고 했다”고 말했다.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두산은 톱타자 정수빈이 공격의 포문을 어떻게 여느냐가 중요하다. 빠른 발을 가진 정수빈이 출루하는 것만으로도 두산은 NC 마운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는 “오늘 한 경기로 포스트시즌이 끝날 수 있는 상황이라 경기 초반부터 많은 것을 쏟아부어야 할 것 같다”며 “첫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쉽진 않은데, 저희 팀 모든 선수가 집중을 해줬으면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3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정수빈은 리그에서 줄곧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프랜차이즈 선수로,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만큼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2015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NC,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연달아 격파하고 ‘업셋’ 우승을 달성할 때도 현장에는 정수빈이 있었다.

정수빈은 “‘미라클 두산’이라는 단어를 또 한 번 꺼내야 할 것 같다”며 “밑에서 올라가 좋은 결과를 낸 기억이 많아서 그런 기억을 살려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창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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