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몰 사칭 급증 "사이트서 현금결제 주의"
A씨는 지난 6월 포털사이트에서 최저 가격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중개몰(오픈마켓)을 이용해 세탁기를 구매했다. 며칠 뒤 구매가 자동으로 취소되며 판매자에게 연락이 왔다. 판매자는 "유명 종합 쇼핑몰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현금 결제를 하면 추가 할인을 해준다"고 했고, A씨는 46만8000원을 입금했다. 이후 제품 입고가 지연된다는 핑계와 함께 배송은 미뤄졌고, A씨가 당장 제품을 보내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하자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됐다.
최근 오픈마켓과 연계해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한 사이트로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상품을 보내지 않고 대금만 탈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는 19일 "올해 1~9월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된 사기 피해 사이트 수는 162개로 전년보다 네 배 늘었다"며 "2019~2022년 4년 동안 접수된 사기 사이트 건수 76건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피해 건수 역시 올해에만 559건으로 전년 226건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559건 가운데 '유명 온라인몰 사이트 사칭 피해' 건수가 218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금액도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
유명 온라인몰 사칭 사이트의 사기 판매자는 주로 온라인 중개몰에 최저가로 상품을 등록한 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면 재고 부족을 이유로 우선 취소 처리를 한다. 이후 미리 만든 사칭 사이트에서 재구매하도록 유도해 대금을 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온라인 중개몰에서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판매자가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있어 탈취가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한 '허위 사이트'로 유인해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하는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는 공식 사이트와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어졌다. 유명 온라인몰의 사업자 정보·이미지·로고 등을 그대로 도용하면서 공식 홈페이지 주소에 알파벳을 추가하거나 특수문자를 삽입해 공식 사이트와 구분하기 어렵게 했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소비자가 유명 온라인몰을 신뢰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등 사기 수법이 점차 고도화하고 있다"며 "오픈마켓 판매자 본인인증 강화, 비정상 거래 취소 모니터링 강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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