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400만원 의대 준비반 특강, 6분만에 마감됐다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3. 10.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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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에 학원가 들썩
강남대성 고액 겨울특강 완판
1000명 몰려 대기자만 500명
종로학원 설명회 5000명 예약
자사고 설명회도 줄줄이 마감

지난 18일 오전 강남대성기숙학원 의대관 윈터스쿨(겨울방학 특강) 학생 모집이 개시 6분 만에 마감됐다. 예비 교습비 70만원을 선입금해야 접수를 완료할 수 있고 총교습비만 400만원이 넘는데도 10분도 안 돼 정원 500여 명이 다 찬 것이다. 19일 오전 강남대성기숙학원 관계자는 "대기자도 50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오전 10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입금하고 접수가 잘됐는지 확인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접수가 이미 마감돼 대기 접수로 넘어갔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대폭 확대 방침에 의대 입시 열풍이 더 거세지고 있다. 증원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예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윈터스쿨이 줄줄이 조기 마감되는가 하면 의대 입시에 유리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입시설명회 정원도 다 찼다. 의대 입학만큼이나 의대 입시학원 입학이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강남대성기숙학원 의대관 윈터스쿨은 올해 고등학교 2학년 이과 학생을 대상으로 내년 1월 초부터 한 달간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를 가르치는 과정이다. 총교습비만 408만원에 달한다. 돈을 낸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의고사 성적이든, 내신 성적이든 수학은 최소 2등급 이내여야 하고 국어와 영어 성적도 우수해야 한다. 웬만한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 교습비와 까다로운 입학자격 탓에 의대관 학생은 대부분 의대 준비생이다.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엄격한 교육과정과 생활관리로 입소문이 났다. 입시 전문기관들은 이를 의대 입시가 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강남대성기숙학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20분 만에 마감됐는데 올해는 마감이 훨씬 빨랐다"고 말했다.

다른 학원 의대 준비반도 속속 마감되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메가스터디 러셀 기숙학원도 고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윈터스쿨이 일찍이 마감됐고 대기 접수를 받고 있다. 이 학원 교습비도 최대 400만원 안팎이다. 메가스터디 러셀 기숙학원 관계자는 "의·치대반 대기 순번이 30번대"라며 "결원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종로학원 윈터스쿨 설명회는 참석 예약자가 약 5000명으로 예년의 1.7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소식에 수능을 다시 보려는 재수, 반수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대 정원 확대 이슈가 하나의 기폭제가 됐고 현재 수능 제도의 마지막 수험생인 중학교 3학년의 불안함도 커 윈터스쿨 설명회 관심부터가 작년과 온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의대 입시를 목전에 둔 고2뿐만 아니라 중학생 학부모의 열풍도 거세다. 의대 입시에 유리한 자사고 입시설명회 역시 몇 분 만에 마감됐다. 전국 단위 자사고인 서울 하나고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하는 1200명 정원의 입학설명회 총 4회 차가 1분 만에 마감됐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광역 단위 자사고 경희고도 다음달 26일까지 총 네 차례 진행하는 입학설명회 모두가 마감됐다. 서울 강남과 목동 학원가에서는 초등학생·중학생 때부터 맞춤형으로 의대 준비를 원하는 학부모 문의가 더 늘었다고 알려졌다.

의대 입시 준비단계인 윈터스쿨·자사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향후 고3 의대 입시 경쟁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서정원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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