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핵관’ 박성민 맡던 전략기획부총장에 수도권 배준영 임명

전국 정쟁형 현수막 철거···정쟁 요소 당 TF도 통폐합
“국민 불편 끼치고 민생과 관련 없는 부분 고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12일 오전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9일 ‘김기현 지도부 2기’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이던 전략기획부총장에 배준영 의원(인천 중구·강화·옹진)을 임명했다. 사무총장을 보좌해 내년 총선 실무를 담당하는 요직으로 직전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박성민 의원이 맡았던 자리다. 당무 경험도 있으면서 친윤석열 색채가 상대적으로 덜한 수도권 현역 의원을 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배 의원을 신임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당 대변인과 원내부대표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역임한 배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인식해 철저한 변화와 쇄신을 하도록 할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배 의원은 전략기획부총장 임명 직후 입장문을 내고 “부족한 제가 어려운 시기에 중임을 맡았다”며 “제가 수도권 출신인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있는 줄도 안다. 민심을 떠받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되 임명직 당직자를 전원 교체했는데, 전략기획부총장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 공석이었다. 김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와 함께 당 3역으로 꼽히는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임명되면서 당내 요직이 영남권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은 터라, 전략기획부총장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부총장은 조직부총장과 함께 사무총장을 보좌해 내년 총선 실무를 이끌게 된다.

배 의원은 4선인 윤상현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인천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변인을 지내 친윤 색채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에서 전국에 걸려 있는 모든 정쟁형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또 정쟁 요소가 있는 당 소속 태스크포스(TF)도 폐기하거나 통합하는 식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하는 전략이 보궐선거에서 실패로 나타나면서 정쟁보다 민생을 챙기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변화로 해석된다.박 대변인은 “국민, 민생, 경청이 당분간 우리 당의 주요 모토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게 불편을 끼치고 민생과 거리가 있는 부분 고려한 의결”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혁신위원장을 발표하진 못했다. 김 대표가 오는 23일 발표를 목표로 위원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연이어 고사하면서 위원장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