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언젠가 깨진다, 그게 우리일 수 있게"…캡틴 허경민, 미러클을 외쳤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0%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앞으로 계속 0%가 되는 게 아니라 언젠가 어느 팀이 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두산 베어스 주장 허경민이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무리하면서 1패를 떠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1패만 하면 곧바로 탈락이기에 5위팀이 4위팀보다 훨씬 큰 부담을 안고 뛰는 게 사실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0%를 깨는 팀은 없었다.

두산은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을 자랑한다. 지난해는 비록 9위로 시즌을 접어야 했지만,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황금기의 주역이었던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 양의지, 김재환 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두산의 가을 DNA를 무시하기 어렵다. 두산이라면 0% 확률도 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두산과 NC 모두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을 펼치면서 큰 전력 손실이 있었다. 두 팀 모두 에이스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 NC는 에릭 페디를 와일드카드 출장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NC는 올 시즌 20승을 달성하며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 페디가 빠지면서 전력 손실이 더더욱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경민은 "가을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축복인 것 같다. 물론 우리가 5등으로 올라와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리 팀원이 정말 하나가 돼서 지금 여기 가을야구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실 가을 야구에서 1패가 정말 크기 때문에 솔직히 한번 지면 끝나는 것이다. 나도 5등으로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 해봐야 알겠지만, 한 번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동료들을 믿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의 가을 DNA와 관련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경기고, 또 우리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이런 마음을 갖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와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부담 없이 축제를 즐기길 바랐다. 허경민은 "압박을 받고 그런 것은 당연하지만, 이 압박도 선택을 받았기에 받는 것이다. 어차피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될 뿐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재미있게 하다 보면 좋은 행운이 우리 팀에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