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세요” 서울역서 지하철 타던 노인들 ‘버럭’…인권침해 논란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10. 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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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개찰구 통과 시
노인 ‘빨간불’, 장애인 ‘노란불’
알림음도 달라 인권침해 지적도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노인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지하철 탑승을 위해 우대권을 사용하면 일반인들과 다르게 표시되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개찰구 통과 시 할인권이나 우대권을 사용하는 경우 비프음과 할인바 표시가 일반인과 다르게 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대권을 쓰는 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지하철 개찰구 통과 때 카드를 대면 ‘삐삐’라는 비프음과 함께 ‘빨간색’ 표시등이 나타났다. 서울역 등 일부 구간에서는 ‘건강하세요’라는 음성멘트도 나왔다.

장애인의 경우도 ‘삐삐’라는 비프음과 함께 ‘노란색’ 표시등이, 국가유공자는 ‘삐삐’라는 비프음과 함께 ‘빨간색’ 또는 ‘보라색’ 표시등이 켜졌다.

이는 ‘삐’라는 비프음과 함께 아무런 표시등이 나타나지 않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것이다.

지하철 개찰구 통과 시 비프음 및 할인바 표시 현황.[자료 제공 =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
때문에 자신이 노인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뒷사람에게 고스란히 노출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부정승차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10년간 부정승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정승차는 전혀 줄지 않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예방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유 의원은 “부정승차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면서도 “부정승차를 막기 위한 현행 제도는 지하철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이 아니라 공급자의 시선에서 통제하고 감시하고자 하는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노인이고 장애인이고 국가유공자라는 정보는 자기결정권에 따라 자신이 공개하고 싶을 때 공개해야 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 취지에 맞다”며 “정부는 특정계층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당 부처에 제도개선을 적극 권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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